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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왕? 2개 차니까 욕심 나기 시작" 30SV 고지 오른 LG 손주영의 솔직한 고백…'대체 마무리'가 어느새 타이틀 경쟁까지 [잠실 인터뷰]

기사입력 2026.09.20 23:14 / 기사수정 2026.09.20 23:14



(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선발투수에서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LG 트윈스 손주영이 어느덧 30세이브 고지까지 밟았다.

이제 시즌 초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세이브왕까지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손주영은 20일 2만3750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6차전에서 LG가 4-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전날(19일) 한화전에서도 9회를 책임졌던 손주영은 이틀 연속 세이브를 수확하면서 시즌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LG 역시 한화와의 주말 2연전을 모두 쓸어 담고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출발부터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손주영은 선두 타자 김태연에게 2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허용했다. 2루수 신민재가 2루 베이스 쪽으로 이동한 수비 시프트 탓에 평범한 땅볼처럼 보였던 타구가 그대로 외야까지 빠져나갔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정은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유민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1루 주자 김태연이 2루에서 태그아웃됐다. 이어 대타 정민규까지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그대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손주영은 첫 타자의 안타 상황을 떠올리자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그냥 땅볼인 줄 알았는데 수비수가 없어서 당황했다. 진짜로 '오케이, 오늘은 깔끔하게 시작한다'고 생각했는데 (신)민재 형이 없는 거다"라며 "오케이 하고 돌아봤는데 '큰일 났다' 싶었다. 식은땀이 흘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켜낸 승리와 함께 어느덧 세이브 숫자 앞자리도 '3'으로 바뀌었다.

사실 불과 넉 달 전까지만 해도 손주영에게 '30세이브'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숫자였다.



지난 두 시즌 LG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손주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어졌고, 그 사이 LG 마운드에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기존 마무리 유영찬이 지난 4월 2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뒤 우측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LG는 장현식과 함덕주 등을 활용해 유영찬의 빈자리를 메우려 했지만 확실한 해답을 찾지 못했고, 결국 염경엽 감독은 5월 12일 부상에서 돌아온 손주영을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낙점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손주영은 이튿날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회에 등판해 삼자범퇴로 막고 프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그렇게 시작된 낯선 도전이 어느덧 30세이브까지 이어졌다.

정작 손주영 본인도 자신이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쌓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손주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벌써 30개나 했는지도 모르겠다"며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30세이브는 한때 손주영이 목표로 삼았던 숫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에 취하기보다는 곧바로 다음 숫자를 바라봤다.

그는 "막 엄청 기쁘다는 느낌보다는 아직 경기가 더 남아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를 안 아프고, 안 다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한 35개까지 해보고 싶은 욕심이 또 든다"고 미소지었다.

선발에서 마무리로의 변신은 손주영 개인에게도 새로운 야구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손주영은 "처음 한 달 정도 마무리를 했을 때는 '이게 선발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지금 와서 보니 진짜 도움이 많이 된다. 변화구 결정구도 좋아졌고 구속도 조금 더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야구 인생이 끝나고 코치를 할 수도 있지 않나. 선발과 마무리 두 가지를 경험했으니까 인생에서 좋은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30세이브를 달성한 손주영과 세이브 부문 선두 김재윤(삼성 라이온즈·32세이브)의 격차는 이제 단 2개다. 한때 6개 이상 벌어졌던 차이가 어느새 손에 잡힐 거리까지 좁혀졌다.

손주영도 처음으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개 차이가 되니까 조금 욕심이 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원래 진짜 아무런 욕심도 없었다"며 "6개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에 '이건 절대 못 잡는다'고 생각했다. 경기 수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느새 2개 차이까지 왔다.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배 김재윤을 향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손주영은 "또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김재윤 선배님은 세부 지표가 너무 좋다. 나는 사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조금 높다"며 "김재윤 선배님은 진짜 정석 마무리다. 재윤 선배님이 (세이브 1위를) 하시지 않을까.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쟁에는 이제 막 욕심이 생겼지만, 결과를 서두르지는 않았다. 손주영은 그렇게 첫 마무리 시즌의 마지막 페이지를 차분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


사진=잠실, 이우진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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