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11-07 05:49
스포츠

"버추얼 태권도? 무술의 수치" 충격 반응 나왔다…"e스포츠 수준", "방어 없는 스포츠 말이 되나"→AG 정식 종목 도입, 아직은 반발 크다

기사입력 2026.09.20 04:4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상대 선수에게 발차기를 날리는 대신 '화면 속 아바타'와 싸운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버추얼 태권도'가 사상 처음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거센 비판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7일(한국시간)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버추얼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데뷔한다. 이는 메달 종목으로 채택돼 비디오 게임에 빠져드는 젊은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세계태권도연맹의 노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계태권도연맹은 버추얼 태권도를 무술의 새로운 지평으로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한 비디오 게임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추얼 태권도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새롭게 추가된 종목이다. 기존 겨루기, 품새에 이어 가상 태권도가 추가돼 총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경기는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경기 방식은 기존 태권도와 확연히 다르다. 선수들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몸 곳곳에 움직임을 추적하는 센서를 장착한다.

이후 실제 상대를 가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움직임을 화면 속 아바타에 전달한다. 쉽게 말해 선수의 몸 자체가 게임 컨트롤러가 되는 셈이다.

상대 선수 역시 자신의 아바타를 조종하고, 두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맞붙는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은 없다.



버추얼 태권드는 2023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올림픽 e스포츠 위크에서 처음 선보인 뒤 국제대회로 영역을 넓혀왔다.

2024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제1회 세계버추얼태권도선수권이 열렸고, 그해 무주에서도 국제 오픈 버추얼 태권도 대회가 개최됐다.

장점으로 내세우는 건 접근성이다. 일반 태권도처럼 체급에 따라 선수를 나눌 필요가 없고 성별과 나이의 장벽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신체 접촉이 없기 때문에 부상 위험 역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전통 스포츠에서 멀어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참가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목적도 깔려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팬들은 "신체 접촉이 없는 격투 스포츠가 무슨 의미가 있나", "공격만 있고 방어는 없는 e스포츠다", "싸우는 법을 배우면서 실제로 싸우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축구 게임이 실제 축구를 대신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운동 능력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싸움은 아니다", "패드 훈련이나 연습용이라면 모르겠지만 스파링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태권도의 정체성 자체가 훼손된다는 강한 비판도 있었다. "무술을 망치는 짓이다", "신체 접촉이 두렵다면 왜 무술을 배우나", "무술에 대한 모욕이다", "1990년대 태권도가 무덤에서 몸을 뒤척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팬은 "물에서 수영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기는 하다"며 비접촉 방식의 가상 태권도를 비꼬기도 했다.

실제로 선수와 지도자들의 평가도 냉정했다.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했던 호주 태권도 선수 사프완 칼릴은 버추얼 태권도가 기존 태권도와 닮은 점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기술이나 전술적인 요소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결국 가능한 한 많이 발차기를 하는 경기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버추얼 태권도는 이미 국제 종합대회 메달 종목이라는 문턱을 넘어섰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상대에게 발차기를 꽂는 대신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화면 속 상대 아바타를 향해 발차기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될 전망이다.

다만 버추얼 태권도를 둘러싼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욕타임스 / 연합뉴스 / 올림픽채널 동영상 캡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