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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없는 미래 너무 무서웠다, 결승? 하던대로 하면 승산 있다"…韓 테크볼 '최초' AG 銀 확보→이준석 정말 간절했다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6.09.19 13:31 / 기사수정 2026.09.19 17:35



(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김정현 기자) 무직에서 한국 테크볼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자리를 확보한 이준석은 이번 메달이 무엇보다 간절했다. 

메달이 없는 대회 직후를 상상하며 무서워했다고 말했다. 

이준석이 19일 일본 나고야시에 있는 히가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2세트 도중 상대 부상으로 기권승을 따내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2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추가 채택된 테크볼을 축구와 탁구를 결합한 스포츠다.

평평한 탁자가 아닌 커브가 있는 탁자에서 발로 공을 차서 상대 영역으로 공을 넘기는 스포츠다. 한 경기는 3세트로 구성되며 먼저 두 세트를 따내는 선수가 승리한다. 각 세트에서 먼저 12점을 따내면 이기고, 듀스 규칙은 3세트만 적용한다.

이준석은 이번 경기 1세트에서 상대 선수와 접전을 펼쳤다. 10-6으로 앞선 상황에서 4연속 실점하면서 흔들렸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며 2연속 득점에 성공, 1세트를 챙겼다. 

2세트 3-2로 앞서던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왼쪽 햄스트링 파열이 의심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쓰러졌다. 이준석은 경기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결국 상대가 기권을 선언했고 이준석은 상대 벤치 쪽으로 다가가 상대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한국 테크볼은 이준석의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테크볼 역대 국제 대회 최고 성적이다. 

이준석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쿠웨이트 선수와 대회 전 연습 게임을 한 번 했었다. 100%로 하지 않았지만 졌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대라고 생각했는데 시합 때 내가 이기려면 파이팅 넘치게 미친 듯이 해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가 끝나게 됐다. 그 선수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어쨌든 승리해서 결승 간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기쁘고 메달을 확보했다는 거에 조금 안도감이 드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이 종목에 뛰어든 이준석은 어느덧 아시아 정상 도전을 바라보는 위치까지 도달했다. 

이준석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굉장히 많은 상상을 했었고 이 순간이 오기를 당연히 상상했다"라며 "특히 어젯밤에 혼자 호텔 사우나에 앉아서 '정말 결승까지만 가고 싶다' 이렇게 상상했었는데 1세트 이기고 '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이 순간이 오니까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득점하는 순간마다 이준석은 벤치와 함께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렇게 파이팅 넘치게 한 이유는 중동 국가가 테크볼에서 상위권이다. 아시아에서 특히 쿠웨이트, 이라크는 유럽 상위 랭커들을 초청해서 훈련을 계속했을 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테크볼 심판들이나 관계자들과 굉장히 친해서 내가 그거를 깨부숴야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파이팅 넘치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석은 또 "벤치에 내가 요청을 드렸다. 중동 국가가 다른 스포츠도 아시겠지만 약간 거칠게 하고 더 자극하는 플레이를 많이 하는 나라다. 그래서 기세에 지지 말자고 그렇게 했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이셨을 수도 있지만 저희도 이기고자 하는 전술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준석의 어머니와 누나가 찾아와 경기장에서 응원을 펼쳤다. 그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운동했는데 부모님 오는 걸 안 좋아했다. 부모님이 오시면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드는데 이번에는 엄마랑 누나를 오라고 얘기했다. 내가 언제 이런 큰 아시안게임 무대를 뛸지 모르기 때문에 '와서 구경해' 이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준석은 테크볼을 처음 시작하면서 어머님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코로나19 이전이던 21살에 세미프로축구 리그인 K4리그에서 활약하던 축구선수 이준석은 이를 그만뒀다. 족구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이준석은 대기업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테크볼을 위해 과감히 생업을 포기했다. 

테크볼을 해보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가 테이블을 사주면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면서 이준석의 테크볼 생활이 시작됐다. 

이준석은 "지금 내가 그때 도움을 이렇게 어머님께 효도할 수 있는 것 같아 굉장히 기쁘다"라고 털어놨다. 



8강 진출 이후 기사화가 많이 됐지만, 이준석은 지인들의 연락을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둥둥 뜨고 싶지 않아서 뉴스 기사를 찾아보지 않았다. 선수들이나 감독님께서 한국에서 소식이 있다고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시고 계신다고 해서 그런가 했다. 아직은 실감을 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계속 안 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연락 주신 분들도 많은데 일요일(결승전)까지 확실하게 마무리하고 정성껏 답변드리고 싶어서 따로 연락은 안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결승전 상대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라크의 알레라야위 알리 잘릴 메제르다. 

이준석은 "이라크 선수도 내가 잘 알고 있는 선수고 그 선수가 어떤 플레이 하는지, 그 선수가 우승 후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승전이면 이제 진짜 마지막 경기다. 내가 해왔던 거처럼, 오늘 경기를 했던 것처럼 미친 듯이 경기에 몰입해서 하면 결과는 내가 결정할 수 없지만 준비한 대로 하면 승산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했지만, 그 이전까지 이준석은 테크볼 선수로의 불투명한 미래를 제일 두려워했다. 

이준석은 "어제 제일 무서웠던 게 내가 메달을 못 따면 이제 다시 살길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였다. 내가 메달을 따면 나뿐만 아니라 테크볼 자체도, 같이 준비한 선수들도 조금 더 좋은 조건이 된다고 하면 '생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하면서도 '(아시안게임) 끝나면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 내가 결승을 갔지만 만약에 못 가고 전 팀원이 결과가 좋지 않다면 이렇게 이슈가 안 됐을 수 있었다. 그러면 저희가 아시안게임 이후 어떻게 뭘 하고 지내야 하는지,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준석은 그러면서 "그렇게 됐을 때 저희가 준비한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 봐, 선수들이 너무 허탈해 할까 봐 그게 사실 어제 너무 무서웠다. 혼자 어쨌든 메달을 확보해서 이 선수들도 더 좋은 길이 있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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