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가 결승 2루타로 승리를 이끌며 올 시즌 팀 타선 고민인 2번 타자 적임자로 나설 가능성을 보였다.
개인적으로도 후반기 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준수는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지명타자 2번 타순에 배치된 한준수는 7회말 우익수 뒤로 넘어가는 결승 적시 2루타로 팀의 선제점을 이끌었다.
KIA는 이후 해럴드 카스트로의 추가 적시타로 2-0까지 달아났다. KIA는 선발 투수 아담 올러의 6이닝 무실점 퀄리티스타트 쾌투와 이후 불펜진의 릴레이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한준수는 "아직 얼떨떨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올 시즌 첫 2번 지명타자 출전에 대해서는 "홈에서 지명타자로 처음 쳐봤다. 솔직히 지명타자가 부담스럽긴 하다. 수비를 나갔다가 타격을 할 때와 다르게 지명타자만 딱 하니까 몸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좀 어색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오늘은 그냥 출루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뒤에 카스트로가 잘 치니까 출루 목적을 두고 임했다"고 덧붙였다.
상대 선발 안우진을 공략한 타격 과정도 설명했다. 한준수는 "한국에서 가장 공이 빠른 투수이다 보니 빠른 공에 포커스를 잡고 다른 타이밍에 나가서 치자는 생각으로 나간 결과가 좋은 안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결승 2루타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 코스에 공이 왔을 때 조금 막막한 느낌이 있었다. 그냥 다음 투수도 볼이 빠르니까 연연하지 말고 빠른 공만 생각하고 들어가자 했는데 몸 쪽 낮은 공이 칠 수 있는 공이 왔다. 좋은 타구가 나왔고 (박)정우 형이 발이 빨라서 1타점이 됐다"고 전했다.
후반기 부진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한준수는 전반기 타율 0.322, 67안타, 6홈런, 26타점 기록 뒤 후반기 들어 타율 0.167, 12안타, 1홈런, 9타점으로 부진했다.
전반기 맹활약 이후 후반기 부상과 부진이 겹쳐 출전 기회가 줄어든 한준수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극복해 나가야 하는 거라 많은 생각을 해보고 연습도 했는데 그 노력이 오늘 한 경기에 나와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타석에 나가는데 안타를 때려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조급해지는 것도 있었다. 결과를 내려고 했는데 안 나오다 보니 혼자 계속 내려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건 KIA 이범호 감독의 믿음 덕분이었다. 한준수는 "인천에서 감독님이 '네가 해줘야 된다'고 하셨는데 힘이 됐다. 후반기에 정말 못하고 있었는데 믿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어깨 상태에 대해서도 "많이 좋아졌다. 수비에 나가면 100%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 KIA 2번 타자 자리는 쉽지 않은 포지션이었다. 시즌 기준 KIA 2번 타자의 타율은 0.273으로 리그 7위, 출루율은 0.329로 리그 9위에 그쳐 있다. 3번 타자로 고정된 김도영 앞 타순이라는 특성상 매우 중요한 자리인데, 현재까지의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 중하위권에 가깝다. 김도영은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선 1번 리드오프로 기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준수가 이날 보여준 모습은 달랐다. 출루에 목적을 두고 빠른 공에 집중하는 침착한 타격, 결정적 순간의 적시타까지 2번 타자가 갖춰야 할 조건을 두루 보여줬다.
한준수 본인도 "2번 타자를 시켜준다면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김도영 앞 타순에 대해서는 "타자로는 괜찮은데 주자로는 조금 부담스럽다(웃음). 저번에 2번 쳤을 때도 도영이한테 천천히 뛰라고 했다"라며 웃음 지었다.
대표팀 차출로 전력 공백이 생긴 시즌 막판, 한준수가 2번 타자 적임자로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준수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광주, 김근한 기자 / KIA 타이거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