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12년 전 한국 여자농구의 아시아 제패에 기여했던 'MVP 센터'가 지도자로 아시안게임에 복귀했다.
양지희 여자농구 대표팀 코치가 영광의 재현을 위해 후배들과 힘을 모으고 있다.
양 코치는 선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활약했다. 2003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0년 우리은행 이적 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2015-2016시즌에는 팀의 4연속 통합우승과 함께 정규리그 MVP에도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수년간 한국의 골밑을 지켰다. 아시안게임 역시 2006년 도하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 등 두 차례 출전했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과 결승전에서 12득점을 올리면서 20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2017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양 코치는 2024년 박수호 감독과 함께 성인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부임했다. 박 감독과 양 코치 모두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계약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에서 12년 전의 기억을 떠올린 양 코치는 "그때는 말도 못하게 너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당시 신정자, 임영희, 강영숙 등 고참 라인과 김단비, 박혜진 등 막내 라인 사이에서 중참 역할을 했는데, 양 코치는 "언니들 하는 대로 잘 따라갔고, 많이 이끌어준 선배님들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고 했다. 이어 "위성우 감독님이나 전주원 코치님이 잘 지도해주셔서 영광스러운 자리에 섰다"고도 얘기했다.
인천 대회와 이번 대회를 비교한 양 코치는 "그때는 홈에서 해서 1년 전부터 미디어에서도 다들 관심을 많이 주셨다. 여자농구가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지금은 선수 때보다는 압박감이 덜하긴 한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양 코치는 선수들의 자세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지금 선수들은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세대교체도 자연스럽게 됐고, 선수들이 나라를 위해 뛴다는 자부심이 예전보다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나 일본이 쉽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대표팀은 8월 일본 평가전을 시작으로 2026 FIBA 여자농구 월드컵을 위해 독일 베를린까지 가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 중이다. 몇몇 선수들은 일본으로 출국하는 15일까지도 시차 적응이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양 코치 역시 "월드컵에 다녀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얘기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박지현이 WNBA 일정, 박지수가 발목 부상 여파로 불참한다. 두 선수는 대표팀의 에이스인 만큼 전력 공백이 크게 드러날 거라는 우려도 있다.
그래도 두 선수가 없었던 8월 평가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잘 싸웠다. 양 코치도 "지도자로서 일본과 처음 붙었다"며 "다른 분들이 '일본과 격차가 이만큼 벌어졌다'고 하셨는데, 막상 가서 해보니까 '어, 우리가 잘 만들면 이길 수도 있겠다' 이런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양 코치 외에도 하은주, 신정자, 강영숙 등 내로라하는 빅맨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박지수가 빠진 이번 대회에는 사실상 진안 한 명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양 코치는 "그래도 아시안게임이라 나은 것 같다"며 "월드컵에서는 상대가 190cm 후반에서 2m 정도 되니까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아시안게임은 약팀으로 평가받는 팀들과도 붙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8강, 4강, 결승이 문제이긴 하지만, 힘들다고 피하거나 하는 선수들이 아니다"라며 "부상만 조심해서 꼭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여자대표팀은 18일 오전 10시 말레이시아와 대회 첫 게임을 치른다. 이후 21일 오후 1시에 몽골과 맞붙고, 22일에는 대만과 일전을 벌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연합뉴스 / 일본농구협회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