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약 500마리의 바다악어가 서식하는 호주 퀸즐랜드의 강이 2032 브리즈번 올림픽·패럴림픽 조정 및 카누 경기장으로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7일(한국시간) "약 500마리의 바다악어가 사는 강이 2032 브리즈번 올림픽과 패럴림픽 조정 및 카누 경기 개최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논란의 중심인 장소는 호주 퀸즐랜드주 록햄프턴에 위치한 피츠로이강이다.
이곳은 이른바 '솔티'라고 불리는 민물과 바닷물 모두에서 살아가는 바다악어가 여러 서식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악어는 최대 6m를 훌쩍 넘는 크기까지 성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츠로이강은 독립적인 기술 평가를 통과하면서 2032 브리즈번 대회에서 조정과 장애인 조정, 카누 스프린트 및 장애인 카누 종목을 개최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평가진은 경기 코스가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성능을 보일지에 초점을 맞춰 악어 문제 자체가 검토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는 경기 기간뿐 아니라 대회를 앞둔 기간까지 고려해 날씨 변화, 수위, 홍수 위험 등 여러 조건에서 피츠로이강이 경기장으로 적합한지를 살폈다.
하지만 악어 서식 여부에 상관없이, 결국 경기장 승인은 마무리됐다.
피츠로이강을 둘러싼 논란은 악어뿐만이 아니었다. 강한 물살과 홍수 가능성 등이 국제 조정 경기의 공정성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세계조정 대회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문이 나왔다. 최근 열린 세계조정 총회에서는 영국, 뉴질랜드, 독일 조정연맹 측이 2032 대회 관계자들에게 경기장의 공정성, 안전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선수들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542명의 조정 선수들이 서명한 공개서한도 퀸즐랜드주 정부에 전달됐다. 여기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드루 긴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조정 경기장을 퀸즐랜드 남동부에 건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체 장소도 제시됐다. 브리즈번 북쪽의 모턴베이에서는 지역 의회가 록햄프턴보다 약 절반의 비용으로 세계적 수준의 경기장을 건설할 수 있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퀸즐랜드주 정부는 피츠로이강 계획을 유지했다.
다만 해당 시설은 이미 해당 종목의 훈련 및 대회 장소로 활용되고 있으며 학교 주 선수권대회, 지역 대회, 국가대표팀 훈련 캠프 등이 열리고 있다.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악어가 발견될 경우를 대비한 대응 계획도 마련돼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브리즈번 2032 조직위원회 측 역시 지난해 악어 문제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앤드루 리버리스 브리즈번 2032 위원장은 당시 "바다에는 상어가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서핑을 한다"며 "할 수 있다는 생각이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아니다. 여기서 사고방식을 바꿔달라"고 말했다.
세계조정 회장 장 크리스토프 롤랑 역시 기술 평가 결과를 검토한 뒤 피츠로이강이 올림픽·패럴림픽 조정 경기를 치르기에 적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대회 관계자들은 경기장에 대한 세부 계획과 설계, 건설 및 운영 준비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 가디언 / SNS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