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대기업 정규직도 포기하고 '무직'으로 아시안게임에 올인한 테크볼 국가대표 이준석의 도전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준석은 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단식 B 조별리그에서 5경기를 모두 세트스코어 2-0으로 이기고 조 상위 4명까지 주는 8강 티켓을 획득했다.
이어 8강에서 쿠다이베르디 아브딜아지조비치 아이다르베코프(키르기스스탄)까지 세트스코어 2-0(12-2 12-1)으로 제압하고 준결승까지 내달렸다.
2026 아시안게임에서 새 정식종목이 된 테크볼은 곡선형 특수 테이블에서 축구공을 주고받는 스포츠로 여러 구기 종목 핵심 요소가 결합하여 있다.
탁구의 정교한 각도와 축구와 족구의 볼 컨트롤, 세팍타크로의 화려한 공중 공격이 합쳐진 스포츠다.
2012년 헝가리에서 고안된 테크볼은 종종 외국 축구 선수들이 훈련이나 놀이로 즐겨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한 경기는 3세트로 구성되며 먼저 두 세트를 따내는 선수가 승리한다. 각 세트에서 먼저 12점을 따내면 이기고, 듀스 규칙은 3세트만 적용한다.
배구처럼 세 번의 터치 안에 상대 진영으로 공을 넘겨야 하는데, 같은 신체 부위로 연속해서 접촉하면 안 된다. '오른 무릎, 왼발, 오른발' 같은 방식으로 터치해야 하는 셈이다.
이준석은 19일 열릴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승리하면 대한민국 최초의 테크볼 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조별리그 첫 경기인 알리사(라오스)를 맞아 세트스코어 2-0(12-1 12-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따낸 이준석은 프린스 아구스틴(필리핀), 요가 아르디카 푸트라(인도네시아), 바쯔엉장(베트남)도 2-0으로 연파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와세 아키노리(일본)를 맞아 역시 세트스코어 2-0(12-5 12-9) 완승을 챙기는 등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고 8강에 올라 2-0 승리를 또 한 번 챙겼다.
이준석은 초등학교 때부터 21살까지 축구선수로 뛰며 K4리그에서 활약했고, 이후엔 족구 선수로 뛰며 운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하던 그는 올 상반기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에 과감하게 생업을 포기하고 무직을 선택했다.
지난 4월엔 사비를 털어 종주국 헝가리로 향할 정도로 테크볼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헝가리 선수에게 무작정 연락해 일대일 과외를 부탁했고, 유럽 선수들 특유의 공 스핀 기술과 강한 헤더 훈련법을 배워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만드는 등 아시안게임을 간절하게 준비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준석은 이날 조별리그 5전 전승을 거둔 뒤 "테크볼을 준비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아본 것 같다. 축구할 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라며 "여기서 긴장해서 지면 이 시간이 너무 후회될 것 같아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려 애썼다"고 털어놨다.
한국은 이번 대회 테크볼에서 남자단식과 남자복식(이준석·이태빈), 혼합복식(김은준·장은서)까지 3개 종목에 출전했다.
이준석은 이태빈과 짝을 이룬 뒤 참가한 남자복식에선 8강까지 오르는데 성공했으나 이라크에 패하 뒤 패자부활전에서 베트남에 패해 탈락했다.
이준석은 19일 남자단식 4강전을 치르며, 승패에 따라 20일 결승전 혹은 동메달 결정전을 벌인다.
사진=대한테크볼협회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