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일본 나고야의 긴조항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크루즈 선수촌 접안 행사에서 논란이 된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장 공연 장면.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김지수 기자) 대한체육회가 최근 논란을 빚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도요토미 히데요시 논란과 관련해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대한체육회는 17일 "전날 크루즈 선수촌 기념행사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관련 내용을 인지한 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명의로 즉각적인 유감 표명 및 재발방지 요구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 "서한 발송 대상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다. 금일 오후 5시 15분 현재까지 양측으로부터 답신 문서는 수신하지 못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지난 15일 일본 나고야의 긴조항에서 대회 기간 선수촌으로 활용하는 대형 여객선 코스타 세레나호의 접안을 기념하는 식전 행사를 진행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 숙소로 활용되는 대형 크루즈선.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문제는 행사 내용이었다. 무대에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일본 전국시대를 상징하는 '나고야 삼걸'이 출연한 게 논란이 됐다. 세 사람 모두 아이치현 출신이기 때문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역사 속 인물들을 아시안게임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공연 자체의 메시지에 정치적으로 문제 될 대목은 없었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인물이 아시아 역사에 남긴 흔적을 돌아보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참가국들 중에는 불쾌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국가가 적지 않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조선 땅은 7년간 전쟁의 피로 물들었고, 그 상처는 오랜 기간 지속됐다. 이 기간은 한국 역사에서 일제강점기와 함께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이기도 하다.
도요토미가 행사에 등장한 장면은 5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대회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에서 한국 선수단이 준비한 현수막을 기어코 떼게 한 '이순신 현수막 논란'과도 비교되고 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도쿄 선수촌 외벽에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의 '상유십이'를 응용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었다.
그러나 일부 일본 언론과 극우 단체가 한국 선수단이 내건 현수막에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겼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고, 극우 단체는 한국 선수촌 인근에서 현수막 철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한국 선수다는 여론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현수막을 철거했다.
5년 전 일본 언론과 극우 단체들이 논란을 제기했던 것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이번 행사에서 나온 장면 역시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논란이 이어지자, '연합뉴스'를 통해 "특정 역사적 인물을 옹호하거나 미화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 숙소로 활용되는 대형 크루즈선.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조직위원회는 이와 함께 "나고야항 입항 행사에서 '나고야 오모테나시 무장대'가 공연한 것은 개최지인 아이치·나고야의 지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행사였다. 해당 공연은 특정 역사적 인물을 지지하거나 어떠한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이번 도요토미 히데요시 논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유승민 회장 명의로 서한을 보내 해당 사안에 대한 재발방지를 명확하게 요구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OCA 측은 유승민 회장 명의의 서한을 받은 뒤 하루가 지나도록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상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장은 17일 오후 나고야 도착 후 도요토미 히데요시 논란 관련 질문에 "공식 행사에서 이쪽 일본의 현지의 문화도 존중하지만 우리 선수단을 배려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우리 선수단은 그런 모습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본연의 경기에 더 집중하고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정하게 우리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탁구 신유빈과 배드민턴의 서승재가 선수단 대표로 가장 먼저 입국했다. 배드민턴, 사이클 등 선수들과 임원진까지 총 122명이 나고야에 입성해 현지 적응을 거쳐 결전을 치른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15일 발생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크루즈 선수촌 관련 행사에 등장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장 공연 논란에 대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연합뉴스 / 일본 나고야,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