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일본 탁구의 간판스타로 성장한 하리모토 남매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탁구의 '일본 시대' 열어젖히는 장으로 삼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특히 하리모토 남매가 중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나 2014년 일본으로 귀화했다는 점 때문에 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중국 탁구가 그의 발언으로 다시 한 번 경계할 전망이다.
17일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오빠인 하리모토 도모가즈는 미디어데이를 통해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일본 시대가 열리도록, 이번부터 시작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신문은 "일본은 남자단식에서 64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단체전에선 도모가즈와 마쓰시마 소라를 앞세워 6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며 "도모가즈는 이번 대회를 통해 10월에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밝혔다"고 했다.
도모가즈는 현재 세계 4위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부상한 19세 천재 마쓰시마와 함께 일본 남자 탁구의 쌍두마차로 꼽힌다.
특히 도모가즈는 가족사로 인해 일본과 중국에서 많은 화제를 뿌리는 중이다.
하리모토 남매는 중국 쓰촨성 출신의 탁구 선수 부모를 둔 중국계 일본 선수들이다.
아버지는 중국 쓰촨성 대표 선수로 활동했고, 어머니 역시 중국 정상급 탁구 선수 출신이었다.
아버지가 1988 서울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천룽찬의 권유로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는데 2003년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3~4살부터 탁구에 재능을 드러내자 경쟁이 극심한 중국보다 일본에서 운동을 시키기로 결심했다.
결국 아들은 물론 2008년 태어난 떨 하리모토 미와까지 온 가족이 2014년 중국 국적으로 버리고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
하리모토 남매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본격적인 위협이 되는 중이다. 도모가즈는 지난해 말 열린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파이널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중국을 놀라게 했다.
이어 동생 미와가 올해 열린 WTT 챔피언스에서 3차례 타이틀을 따내 여자탁구에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8월 WTT 챔피언스 요코하마에선 남매가 나란히 우승하는 탁구사 최초의 역사도 쌌다.
일본으로 선수 생활하러 갔던 중국 탁구인들이 거의 대부분 중국으로 돌아왔으나 하리모토 가족을 일본에 남아 일장기를 달고 활약하다보니 중국 탁구는 물론 팬들이 보내는 시선도 곱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초강수를 던져 양국이 정치적 긴장 관계를 이루자 하리모토 남매에 불똥이 튄 적도 있다. 중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도모가즈를 잘못 소개하거나, 중국 팬들이 레이저 등으로 하리모토 남매를 공격한 것 등이 그 것이다.
인터넷에선 "친일파", "배신자", "중국에 남은 재산 다 몰수하라" 등 하리모토 남매에 대한 공격적인 글들도 적지 않다.
도모가즈는 여기에 지지 않고 경기 소감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는 등 사실상 맞대응하고 있는데 이번에 "탁구의 일본 시대" 발언으로 중국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 됐다.
미와 역시 '스포츠나비'와의 인터뷰에서 4개 종목 모두 메달을 따겠다고 밝히는 등 강렬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 1강' 중국 탁구를 향해 무너트리고 있는 하리모토 남매의 행보는 이번 아시안게임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셈이다.
중국 역시 부상과 피로 누적 등으로 최근 국제대회를 거의 쉬었던 남자단식 세계 1위 왕추친, 파리 올림픽 여자부 2관왕 쑨잉사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투입해 일본의 도발에 대응하기로 한 상태다.
사진=WTT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