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고마키, 김지수 기자) 카타르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일본에서 뜻밖의 환대를 받았다.
베트남에 이어 한국에도 몇 수 아래 기량으로 무릎 꿇엇지만, 마치 홈 경기를 치르는 듯한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일본 아이치현의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카타르를 세트스코어 3-0(25-6 25-6 25-1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평균 신장이 167cm에 불과한 카타르를 상대로 쉽게 게임을 풀어갔다. 1세트를 단 19분 만에 25-6으로 챙기면서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카타르는 높이에서 큰 열세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범실까지 연발, 일찌감치 한국에 승기를 뺏겼다.
한국은 기세를 몰아 2세트도 17분 만에 25-6으로 챙기면서 승기를 굳혔다. 카타르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본기 부족을 노출하면서 한국에 상대가 되지 못했고,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카타르는 다만 3세트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따내면서 마지막 순간 분전을 보여줬다. 일본 관중들도 카타르가 득점하는 순간 마치 자국 대표팀이 공격을 성공시킨 것처럼 환호하며 기뻐했다.
파크 아레나 고마키는 도심지가 아닌 외곽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일본 관중들이 '직관'에 나섰다. 교복을 입은 학생 200여명의 단체 관람도 눈에 띄었다.
일본 관중들은 카타르가 3세트 한국의 공세를 한국이 21-7로 앞선 3세트 후반 카타르가 한국의 공세를 부지런히 막아내자 환호성을 질렀다. 박은진의 공격 성공으로 한국의 점수가 올라갈 때는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는 게 들릴 정도였다.
반대로 카타르가 이날 게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이뤄내자 일본 관중들은 자국 대표팀이 승리한 것처럼 기뻐했다. 마치 일본이 아닌 카타르 홈에서 경기가 치러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카타르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코트를 떠날 때도 일본 관중들의 큰 격려를 받았다. 물론 한국 선수들도 먼 길을 달려 원정 응원에 나선 한국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일본 관중들이 카타르에게 힘을 실어준 건 언더독 효과로 봐야 한다.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열세에 있는 팀이 강팀과 붙었을 때 제3국 관중들은 약팀을 응원해 주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 관중들이 한국 상대팀을 응원한 건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6일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요르단을 114-80으로 크게 이겼을 때도 단체 관람에 나선 일본 학생들은 요르단의 득점에 기뻐하고 환호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공식 개막은 오는 19일이지만, 농구와 배구 등 일부 종목은 대회 개회식 전 사전에 치러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평일 오전과 오후 학생들이 단체 관람에 나서면서 관중석이 텅 비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는 눈치다.
사진=일본 고마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