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이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의 '상유십이(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를 본뜬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건 것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라며 문제를 제기해 끝내 현수막을 철거하게 한 일본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행사에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등장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5년 전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이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의 '상유십이(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를 본뜬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건 것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라며 문제를 제기해 끝내 현수막을 철거하게 한 일본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행사에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등장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15일(한국시간) 일본 나고야 긴조항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크루즈 선수촌으로 사용되는 대형 여객선 코스타 세레나호의 접안을 기념하는 식전 공연이 진행됐다.
행사 무대에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일본 전국시대를 상징하는 '나고야 삼걸'이 출연했다.
전국시대를 거쳐 일본을 통일한 오다, 도요토미, 도쿠가와는 모두 아이치현 일대 출신으로, 아이치현과 나고야시가 관광 및 문화 콘텐츠로 적극 활용하는 상징적인 인물들이기도 하다.

5년 전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이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의 '상유십이(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를 본뜬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건 것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라며 문제를 제기해 끝내 현수막을 철거하게 한 일본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행사에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등장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사진 연합뉴스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다면 자국 역사에서 유명한 인물들을 행사에서 재현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번 행사가 스포츠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취지가 담긴 '아시안게임'인 데다, 행사가 열린 장소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생활하는 '선수촌'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될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도요토미는 일본 통일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대륙 침략 야욕을 앞세워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임진왜란은 1598년까지 7년간 이어졌고, 명나라까지 잠천하면서 조선과 일본에서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정세가 흔들렸다.
도요토미가 한국에 어떤 의미를 갖는 인물인지를 떠올리면 대회 기간에 한국 선수들도 머무는 선수촌의 첫 공식 환영 행사에서 도요토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과연 화합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아시안게임의 성격과 취지에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가 식전 공연이 끝난 뒤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최대의 평화와 스포츠 축제"라며 '평화'를 언급한 점도 한국 입장에서는 이질적으로 느껴진다는 평가다.

5년 전 일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이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의 '상유십이(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를 본뜬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건 것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라며 문제를 제기해 끝내 현수막을 철거하게 한 일본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행사에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등장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사진 연합뉴스
도요토미가 행사에 등장한 장면은 5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대회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에서 한국 선수단이 준비한 현수막을 기어코 떼게 한 '이순신 현수막 논란'과도 비교되고 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도쿄 선수촌 외벽에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의 '상유십이'를 응용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었다.
그러나 일부 일본 언론과 극우 단체가 한국 선수단이 내건 현수막에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겼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고, 극우 단체는 한국 선수촌 인근에서 현수막 철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한국 선수다는 여론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현수막을 철거했다.
5년 전 일본 언론과 극우 단체들이 논란을 제기했던 것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이번 행사에서 나온 장면 역시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