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최근 K리그에서 오심 판정을 받은 경기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정작 심판에 대한 평가 방식과 제재 기준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판 판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지도자에게는 별도의 제재 규정까지 마련돼 있지만 승패에 영향을 준 오심을 내린 심판에게 어떤 기준으로 책임을 묻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K리그1·K리그2 오심 판정 자료 102경기를 분석한 결과 오심으로 판정된 경기는 2024년 23경기에서 2025년 56경기로 증가했다.
1년 만에 약 2.4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8월까지 이미 23경기가 오심으로 분류돼 2024년 한 해와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심판 제재 건수는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 2024년 29건이었던 제재는 지난해 82건으로 약 2.9배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25건이 집계됐다.
최근 3년간 내려진 심판 제재는 모두 136건이다. 주심이 84건으로 가장 많았고 VAR(비디오판독심판)·AVAR(보조비디오판독심판)이 42건, 부심과 대기심이 10건이었다.
리그별로는 K리그2가 84건으로 K리그1의 52건보다 많았다.
문제는 오심을 판단한 뒤 어떤 기준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지 명확하게 공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열린 제4차 심판평가회의에서 다룬 K리그1 김천과 광주의 경기에서는 VAR 프로토콜 위반과 경고 미적용, 뒤늦은 페널티킥 선언 등 주심의 실책 4건이 지적됐지만 처분은 1경기 배정정지에 그쳤다.
대한축구협회가 자료에서 직접 '오심' 또는 '승패 영향'이라고 명시한 6건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K리그2 청주와 수원의 경기에서는 협회가 "불법적인 팔 사용, 노파울 진행 부적절(PK 미적용): 오심"이라고 판단했지만 주심과 VAR에게 각각 3경기 배정정지가 내려졌다.
지난해 울산과 대구의 K리그1 경기에서도 심판평가회의가 해당 판정을 '승패에 영향을 준 판정'이라고 명시했으나 주심과 제1부심, VAR의 제재는 각각 3경기 배정정지였다.
올해 부산과 천안시티의 K리그2 경기에서는 "GK 트립, PK 미적용 승패 영향"이라는 평가가 내려졌고 주심은 4경기 배정정지 처분을 받았다.
제재 수위 역시 올해 들어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3경기 이상 배정정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77%였지만 올해 32%로 떨어졌다. 반대로 1경기 배정정지는 지난해 22%에서 올해 64%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강화됐던 심판 제재가 다시 완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 대한축구협회 심판규정에서는 심판위원회가 심판 배정을 금지할 수 있다는 내용만 규정하고 있을 뿐, 오심의 정도에 따라 몇 경기의 배정정지를 내리는지 등에 대한 세부 기준과 평가 방식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심판 판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지도자나 선수에 대한 제재 근거는 마련돼 있다. K리그 경기규정에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할 경우 출장정지나 제재금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잘못된 판정에 문제를 제기한 지도자는 공개된 규정에 따라 제재를 받는데도 정작 오심을 내린 심판에 대한 평가와 징계 기준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구조인 상황이다.
이 점을 문제 삼은 조은희 의원은 "심판 판정을 비판할 경우 엄격히 제재하면서, 정작 승패를 가른 오심은 어떤 기준으로 책임을 묻는지도 깜깜이"이라며 "협회는 판정 평가와 제재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 조은희 의원실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