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탈락 직전까지 몰렸던 한국 여자축구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여자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에콰도르를 3-2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프랑스에 이어 조 2위에 올랐다. 2차전까지 조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리며 16강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출발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랑스와 1-1로 비기며 승점 1점을 확보했지만, 2차전에서는 가나에 1-3으로 패했다.
1무1패에 그치면서 C조 최하위까지 밀려났고, 에콰도르와의 최종전에서는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한국은 기사회생했다.
전반 22분 한민서가 중원에서 공을 빼앗은 뒤 수비 뒷공간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보냈고, 최전방의 이하은이 이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으나 후반 들어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12분 에콰도르의 다리아나 모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으로서는 남은 시간이 줄어들수록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박윤정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박 감독은 후반 23분 공격진에 변화를 줬고,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곧바로 결과를 만들어냈다.
후반 27분 박주하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 안으로 향했다. 한국이 다시 2-1로 앞서나갔다.
불과 2분 뒤에는 또 다른 교체 카드가 터졌다. 김민서가 상대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뒤 직접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최종 수비수까지 따돌린 김민서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3-1로 만들었다.
교체로 들어간 박주하와 김민서가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박 감독의 승부수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끝까지 안심할 수는 없었다. 에콰도르는 후반 추가시간 에블린 부르고스의 추격골로 3-2까지 따라붙었다.
한 골만 더 내주면 16강 진출 여부가 다시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남은 시간을 잘 버텼다.
에콰도르의 피코 피오레야가 후반 추가시간 막판 박주하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추격에 제동이 걸린 것도 도움이 됐다.
결국 한국은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동시간대 프랑스가 가나를 4-0으로 완파하면서 프랑스가 2승1무, 승점 7점으로 조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승점 4점으로 2위에 올랐다. 에콰도르와 가나는 나란히 1승2패에 그쳐 한국에 밀렸다.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와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조 3위 경쟁까지 갈 필요 없이 2위로 토너먼트에 직행했다.
한국은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U-20 여자 월드컵 참가국이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된 2024년 콜롬비아 대회에서도 16강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연속해서 토너먼트 무대를 밟게 됐다.
16강 상대는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개최국 폴란드, 멕시코, 베냉과 경쟁한 A조에서 2승1패를 기록하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여자 U-20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역대 최고 성적은 16강이다. 반면 한국은 2010년 독일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 성적을 남긴 바 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16강전은 16일 오후 10시 폴란드 소스노비에츠 아레나에서 열린다.
2차전 패배로 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가 기사회생한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8강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