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후 매 경기 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강인이지만, 아직 90분을 모두 소화한 경기는 없다.
경기력 자체에 대한 현지의 평가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된 교체를 두고 의문이 커지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직접 이유를 설명했다.
아틀레티코는 오는 14일(한국시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아노에타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와 2026-2027시즌 라리가 5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출전 시간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이강인은 올 시즌 아틀레티코가 치른 공식전 5경기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라리가 4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말라가전 교체 투입 이후 나머지 경기에서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새로운 팀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공격포인트도 이미 기록했다. 말라가와의 개막전에서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25분 개인 기술을 앞세운 득점으로 아틀레티코의 공격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골은 라리가 8월 이달의 골로 선정됐고, 이강인은 해당 경기의 최우수선수(MVP)에도 올랐다. 세비야전에서는 알렉스 바에나의 득점을 도우며 도움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있었다. 선발로 나선 모든 경기에서 단 한 번도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비야레알전에서는 66분, 세비야전에서는 72분을 뛰었고 아틀레틱 빌바오전에서는 59분 만에 교체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원정에서도 선발로 나섰지만 59분 가량 활약하고 경기를 마쳤다.
특히 가장 최근 두 경기인 빌바오전과 리버풀전에서는 모두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을 소화한 뒤 교체되면서 현지에서도 이강인의 출전 시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강인이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문이 생길 만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스페인 현지에서도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이강인이 왜 반복해서 경기 중 교체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시메오네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과 경기 막판의 경기력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것을 쏟아부은 선수를 교체할 때는 남은 경기 막판을 더 좋은 컨디션으로 소화할 수 있는 팀 동료가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강인이 가진 기량을 문제 삼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막판까지 팀의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어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의 현재 상황을 특별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별한 문제는 없다. 우리는 이강인이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이강인도 더 발전해야 한다. 팀에는 그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준다면 교체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경기 내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감독이 그를 교체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분명하게 답했다.
결국 현재 이강인의 조기 교체를 바라보는 시메오네 감독의 기준은 명확하다. 공격적인 재능이나 선발 경쟁력 자체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90분 동안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페인 매체들도 이와 비슷한 시각을 내놓았다.
스페인 '마르카'는 이강인이 아직 90분 동안 자신의 재능과 경기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몸 상태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강인은 올여름 아틀레티코 합류가 병역 특례와 관련된 행정 절차로 늦어졌고, 팀에 곧바로 합류하지 못한 채 홀로 훈련했다.
매체는 이러한 점을 근거로 이강인에게는 새로운 팀에서 적응하는 과정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메오네 감독이 높은 활동량과 강한 경기 강도를 요구하는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이강인에게는 체력적인 적응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다음 경기에서도 다시 이강인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스페인 현지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소시에다드전 아틀레티코의 예상 선발진을 전하면서 바에나, 아데몰라 루크먼과 함께 이강인이 공격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스' 역시 소시에다드전을 앞두고 이강인을 공격진의 선발 자원으로 예상했다.
현재 훌리안 알바레스가 가벼운 부상으로 선발 출전할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전해져 이강인과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공격 자원들이 선발 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아틀레티코는 리버풀 원정을 마친 직후 다시 라리가 원정 경기를 치르는 상황이다. 이번 소시에다드전까지 4경기 연속 원정 일정이 이어지고 있어 선수들의 체력 관리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강인이 경기 후반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