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2026년이 아닌 2027년 주인공이 될 '17세' 배터리 듀오가 대만과 일본을 꺾은 기적의 순간 그 자리에서 함께했다. 두 선수는 의젓한 대표팀 활약 소감을 보이며 1년 뒤 또 다른 기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투수 한규민(17·대전고)과 포수 전영훈(17·세광고)은 18세 이하(U-18) 야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고등학교 2학년 배터리다. 3학년이 주축인 대표팀에서 2학년 배터리는 이번 대회 대만과의 조별리그,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결승전을 제외한 3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국제 무대 경험을 쌓았다.
지난 12일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대표팀 숙소에서 만난 한규민과 전영훈은 영락없는 고등학생처럼 아옹다옹 다투면서도, 각자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는 웃음을 거두고 자못 진지하게 답했다.
한규민은 "대표팀에 오기 전에는 같은 학년에 잘하는 포수가 있다는 얘기 정도를 들었었는데 여기에 와서 잘 알게 됐다"며 "영훈이가 큰 체구는 아닌데 포수로서 안정감이 크다. 경기할 때 프레이밍도 형들 못지않게 잘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전영훈은 "규민이하고 언젠가는 호흡을 한번 맞춰보고 싶었다"며 "좌타자에게는 규민이의 슬라이더, 스위퍼 각도가 등 뒤로 돌아 들어오는 느낌이어서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표팀 경험은 두 명에게 모두 처음이다. 한규민은 "올해 초 하현승(18·부산고) 형한테 내가 이 정도로 던지면 대표팀 뽑힐 수 있는 거냐고 물었는데 그럴 때마다 형이 애매하게 답변하면서 사람 미치게 하더라"며 "대표팀에 엄청나게 오고 싶었는데 실제로 그게 됐고 가장 먼저 축하 연락이 온 것도 현승이 형이다. 부모님은 저보다 더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전영훈은 "청룡기 때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고 짐 챙겨서 나가려고 하는데 소식을 들었다. 부모님들이 다 와서 안아주시고 축하해주셨다"며 "2학년부터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에 들어가는 게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었다. 올해 전지훈련 다녀와서 세광고 주장 황동민 형이랑 남산타워에 가서 자물쇠를 걸면서 그 소원을 또 빌었는데 정말 올해 대표팀에 들었다. 제 좌우명처럼 정말 말하는 대로, 꿈은 이뤄지는 것 같다"고 했다.
프로 데뷔를 눈앞에 둔, 훌륭한 형들과 동고동락할 귀한 기회이기도 하다. 하현승과 방을 같이 쓰는 한규민은 "현승이 형한테 야구 얘기를 많이 하면서 경기 후 관리 방법이나 그날 경기에 대해서 좀 많이 물어보고 형이 잘 답해준다"고 했다.
전영훈은 포수 선배 원지우(18·강릉고)의 조언을 많이 구한다. 전영훈은 "지우 형이 너무 착하다. 경기 중 어깨를 맞았는데 괜찮냐는 질문을 오늘만 15번 넘게 했다"며 "저는 송구 정확도 편차가 있는 편인데 지우 형은 감이 안 좋아도 밸런스를 빨리 찾더라. 그런 능력이 정말 좋아서 계속 물어보고 있다. 형한테 많이 배운 것을 토대로 지우 형 따라서 프로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역대 2학년에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은 3학년 때도 태극마크를 달고 주축으로 뛰는 경우가 많다. 현재 3학년 에이스 하현승과 엄준상(18·덕수고)도 그랬다. 그래서 2학년 배터리에게는 내년이 훨씬 기대된다. 태극마크를 단 기쁨은 뒤로하고, 더 찬란할 미래를 위한 담금질을 다시 시작한다.
한규민은 "이번 대표팀에 내가 잘해서 뽑혔다는 생각은 최대한 안 하려고 한다. 스스로를 계속 낮추면서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며 "앞으로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내년에 대표팀에 또 뽑힐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고 눈앞에 있는 경기나 훈련 하나하나에만 집중하다 보면 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전영훈은 "실력 때문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이번 대표팀에 뽑혔다고 생각한다. 내년이 더 중요하니까 올해는 많이 배우는 시간으로 삼을 것"이라며 "겨울에 피지컬을 더 키운 다음 내년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포수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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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