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US오픈 결승에서 세계 2위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에게 패한 직후 격한 감정을 표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라켓을 내리쳐 부순 데 이어 자신을 촬영하던 TV 카메라맨에게 욕설까지 내뱉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발렌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린 2026 US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리바키나에게 1-2(6-4 5-7 6-2)로 패했다. 경기 시간은 2시간 21분이었다.
이번 결승은 사발렌카에게 여러 의미가 걸린 경기였다. 2024년과 2025년 US 오픈을 연달아 제패했던 사발렌카는 대회 3연패를 노렸다. 만약 정상에 올랐다면 세리나 윌리엄스와 크리스 에버트에 이어 여자 단식에서 US 오픈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선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리바키나는 1세트를 먼저 가져가며 앞서갔다. 사발렌카는 2세트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6-5로 앞선 상황에서 리바키나의 서브 게임을 공략했고, 결국 세트를 가져오면서 승부를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3세트에서 사발렌카가 잇따라 범실을 허용하자 흐름이 다시 리바키나 쪽으로 넘어갔다.
결국 리바키나가 3세트에서 사발렌카의 두 차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에는 에이스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내며 자신의 세 번째 메이저 우승을 확정했다.
사발렌카는 이날 경기 도중 라켓으로 코트 바닥을 내리치는 등 답답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앞서 1세트에서도 실점하자 사발렌카가 공을 높이 쳐 올리면서 경기장 바깥으로 내보낸 데에 대한 위반경고를 받기도 했다.
사발렌카의 격한 반응은 경기 종료 이후에도 이어졌다.
리바키나와 포옹하며 승자를 축하한 사발렌카는 자신의 의자로 돌아간 뒤 라켓을 강하게 내리쳐 부쉈다. 패배에 대한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TV 카메라맨과의 장면까지 겹쳤다. 코트 주변에서 사발렌카의 모습을 가까이 촬영하려던 카메라맨이 다가오자, 사발렌카는 손으로 물러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면서 카메라맨을 향해 "꺼져(Fxxx off)"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카메라는 곧 사발렌카에게서 벗어나 리바키나와 그의 팀, 가족들이 우승을 축하하는 장면을 비췄다.
사발렌카에게 이번 패배는 단순한 준우승 이상의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최근 5차례 메이저 결승 가운데 4번을 패했고, 올해 호주 오픈 결승에서도 우승을 놓쳤다. 따라서 이번 시즌에는 메이저 우승 없이 한 해를 마치게 됐다. 사발렌카가 메이저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리바키나는 올해 호주 오픈에 이어 US 오픈까지 제패하며 한 시즌 두 차례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다. 2022년 윔블던 우승까지 포함하면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이다.
특히 이번 US 오픈 우승과 함께 리바키나는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자리까지 예약했다. 이미 정친원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다음 주 랭킹에서 사발렌카를 넘어설 것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결승에서 직접 사발렌카를 꺾으면서 세계 최정상 자리를 차지하게 된 셈이다.
경기 후 리바키나는 사발렌카를 향해 "위대한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다.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상대였으며 끝까지 가능한 모든 공을 쫓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회 기간 부상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모든 것이 자신의 편으로 맞아떨어졌다고 돌아봤다.
반면 사발렌카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참는 듯한 목소리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승 트로피를 놓친 직후 시상식에서 연설하는 것이 지금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리바키나의 놀라운 시즌과 결과를 축하하며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인정했고, 내년을 기약했다.
사진=연합뉴스 / SNS / 폭스스포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