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살자(들)' 허진호 감독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허진호 감독이 10여 년의 기다림 끝에 '암살자(들)'을 세상에 꺼내놨다.
10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암살자(들)' 허진호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23일 개봉 예정인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된 허진호 감독은 "설레고 기대하고 있다. '암살자(들)'은 10년 넘게 고민하고 준비한 영화다.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을 추석 시장에 개봉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추석 때 가족들이 함께 볼 수도 있고 부모님을 모시고 갈 수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이 이야기를 방송 매체에서도 다룬 적이 있어서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 전 연령층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
허 감독이 이 사건을 영화화하게 된 출발점은 시나리오 공모전이었다. 그는 "공모전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봤다. 실제 사건이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어났던 일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당시 주변에서도 그렇고 전 국민이 슬퍼했다. 부모님도 그러셨고 누나도 굉장히 슬퍼했던 기억이 있다. 저는 그때는 잘 몰랐지만 '큰일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시간이 지나 다시 대본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실제 사건을 영화화하는 만큼 어떤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했다.
허 감독은 "처음 이 작품을 시작할 때부터 예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시선으로 풀어야 할지 고민했다"며 "이 사건을 해결하거나 어떤 결론을 내리는 방식으로 갈 수는 없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계속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하나의 시점만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우연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시선까지 함께 가져가려고 했다"며 "그 부분을 풀어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또 "계속 '왜 내가 이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고 피해자들도 있기 때문에 이것을 어떤 시선으로 다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암살자(들)' 스틸
사건 당시의 총성과 총알을 둘러싼 내용을 관객에게 이해시키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실제 다큐멘터리나 방송에서도 총성이 몇 번이였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허 감독은 "여러 자료와 분석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서 단순화하기가 어려웠다"며 "영화를 찍으면서 저도 헷갈릴 정도였다. 총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데 설명이 정리가 되지 않아 촬영이 쉽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잘못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 복잡한 내용을 관객에게 이해시키는 게 굉장히 어려웠고, 그래서 영화 안에서도 반복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지만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장르적인 재미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허 감독은 "관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도록 장르적인 부분을 가져가려고 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며 "스케일이 있는 영화이고, 제가 이렇게 큰 영화를 찍은 건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면마다 30~40명이 등장하니 단순하게 찍을 수 있는 신이 많지 않았다"며 "이 영화가 미스터리 추적극으로서 긴장감을 가져갈 수 있도록 장면들을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암살자(들)' 허진호 감독
특히 촬영을 맡은 이모개 촬영감독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이모개 감독은 허 감독과 '외출' 등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최근에는 '서울의 봄', '파묘' 등을 맡았다.
"저는 되도록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데 이모개 촬영감독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며 "'서울의 봄'을 촬영한 감독인 만큼 장르적인 부분에서는 이모개 촬영감독의 몫이 컸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허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 부터 '봄날은 간다', '외출' 등 멜로 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졌지만 방향성을 바꾸는 것이냐고 묻자 "바뀐지 오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8월의 크리스마스'를 15년 만에 다시 봤다며 "15년 전쯤 봤을 때는 재미없게 봐서 다시 안 보려고 했다. 감독들은 자기 영화를 보면 하자만 보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예전에 제가 관심을 가졌던 이야기를 다시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며 "사람이 변했기 때문에 예전으로 돌아가 똑같이 만들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시선으로 만들면 또 다른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상과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의 정서를 담은 영화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