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NC 다이노스의 '리빙 레전드' 이재학이 2년 가까운 공백을 딛고 마침내 마운드로 돌아왔다.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5강 진출을 위한 연승의 발판이 된 소중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재학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NC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이재학의 투구는 2024년 10월 1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704일 만의 1군 등판이었다. 앞서 두 차례 선발투수로 예고됐으나 모두 비로 인해 취소되면서, 이제야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오랜만의 등판에 긴장한 듯 이재학은 1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추재현에게도 풀카운트까지 갔지만,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은 동시에 서건창의 도루 시도를 잡아냈다.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든 그는 옛 동료 맷 데이비슨을 2루수 땅볼 처리해 1회를 넘겼다.
이재학은 초반 투구 수가 많아지긴 했으나, 실점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2회에는 22구를 던졌지만,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3회 역시 선두타자 여동욱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1사 후 권혁빈을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잘 던지던 이재학은 4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닝 첫 타자 서건창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그는 1사 후 데이비슨에게 안타를 허용해 1, 3루 위기를 만났다. 여기서 케스턴 히우라가 좌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면서 이재학은 첫 실점을 내줬다.
그래도 이재학은 김웅빈과 9구 승부 끝에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이후 이재학은 5회 배재환에게 마운드를 물려주면서 복귀전을 마쳤다. 그는 4이닝 1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3km/h가 나왔고, 체인지업도 여전했다.
비록 이재학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2회 타선이 내준 2점을 불펜이 끝까지 지켜주면서 NC는 2-1로 승리했다. 7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5위 두산 베어스와 3.5경기 차로 다가갔다.
과거 선수 시절 이재학과 함께 뛴 이호준 NC 감독은 "선발 이재학이 부상 이후 복귀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한 것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2011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 합류했다. 현재 팀에서는 주장 박민우와 함께 둘 뿐인 창단멤버이다. 2013년 신인왕을 수상한 그는 꾸준히 NC 선발진에서 활약하며 통산 85승 88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59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2025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낀 이재학은 오른쪽 내측측부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결국 4월 말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은 그는 한 시즌을 재활로 보내야 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등판을 하는 등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다시 몸 상태가 나빠지면서 이재학은 8월에야 다시 실전 무대에 돌아왔다. 그래도 2년 만의 복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희망을 보여줬다.
이재학은 "등판 전부터 설렘과 불안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지만, 좋은 생각을 하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준비했다. 팀원들이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준 덕분에 무난하게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700일의 시간을 돌아본 이재학은 "재활하는 동안 힘들다면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미 일어난 일인 만큼 최대한 좋은 생각을 하면서 복귀하는 날만 기다렸다"고 얘기했다.
"재활 기간 동안 팀의 어린 투수들을 지켜보면서 결과를 너무 중요시 하는 모습도 봤다"는 이재학은 "복귀 후 첫 전력분석 미팅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결과는 이미 내 손을 떠나서 일어나는 일이니 너무 생각 하지 말고 자기 플레이에만 집중하자'고 이야기했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복귀전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재활하는 동안 트레이닝 파트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이재학은 "복귀 후에는 동료들도 잘 대해주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코칭스태프에서도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가족들도 힘들 때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고 했다.
끝으로 이재학은 "많은 팬들이 복귀를 기다려주셨는데 첫 출발을 잘한 것 같아 다행이다. 큰 응원으로 복귀를 반겨주신 팬들께 감사드리며, 남은 시즌 더 나은 피칭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인사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NC 다이노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