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안세영의 '고품격 먹방쇼'가 열린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이 예상대로 4강에 올랐다.
그리고 '예상대로' 세계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세계 2위 왕즈이(중국)를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달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춘추전국시대 같았던 배드민턴 여자단식을 '천하통일'하고 있는 안세영이 올해 아홉 번째 트로피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안세영은 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중국 선전의 선전 아레나에서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 준결승전 야마구치와의 한판 승부를 치른다.
둘은 이미 35차례 맞대결할 만큼 굉장히 많이 붙었다. 불과 13일 전인 지난달 23일 열렸던 인도 뉴델리 BWF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격돌해 안세영이 2-0으로 이기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있다.
상대 전적에선 안세영이 20승15패로 근소 우세지만 최근 전적은 다르다.
안세영은 지난해 9월 코리아 오픈(슈퍼 500) 결승에서 0-2로 진 뒤 야마구치를 6차례 만나 전부 이겼다. 6연승 전까지는 14승15패로 안세영의 열세였던 상대전적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야마구치는 1997년생으로 안세영보다 5살 많은데 아무래도 안세영이 현역 최전성기에 접어들면서 체력과 기술, 수비, 근성 등에서 점점 야마구치를 압도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결승이 좋은 예다. 둘 다 64강부터 준결승까지 전부 2-0 승리를 거두고 올라왔으나 막상 붙어보니 안세영이 1게임 중반부터 야마구치를 억눌루기 시작해 2게임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압승하는 형태로 끝났다.
야마구치는 세계선수권 결승 뒤엔 "할 수 있는 건 다해봤는데 완패했다는 생각"이라며 "그래서 이번 대회 자체에 대해선 합격점을 스스로 줄 수 있다"고 고백해 화제가 됐다. 그 만큼 안세영이 다른 톱랭커에게 '통곡의 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대결에서도 야마구치가 안세영에게 점점 느끼고 있음 두려움이 승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야마구치를 이기면 결승에서 또 다른 라이벌 왕즈이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왕즈이는 세계랭킹 9위 미야자키 도모카(일본)와 준결승을 치르는데 상대 전적에서 3승1패로 앞서 있고 최근 기량을 뚜렷하게 왕즈이가 우위라는 평가다.
왕즈이 역시 지난달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안세영과 붙어 분전했으나 1게임 20점을 먼저 확보하고도 세 차례 튜스 끝에 패하는 등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0-2로 무너진 적이 있다.
왕즈이의 경우는 안세영과 상대 전적이 5승21패로 상당한 열세다.
게다가 최근 13경기에선 1승12패로 거의 박살이 나는 수준이다.
왕즈이는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공동취재구역을 들어오는 안세영 앞에서 기자로 변신, "어떻게 하면 당신을 이길 수 있는가"라고 물어볼 정도로 안세영에 대한 두려움을 내비친 적이 있었다.
다만 안세영이 올해 유일하게 패했던 3월 전영 오픈(슈퍼 1000) 결승에서의 상대 선수가 왕즈이였고, 실제 왕즈이가 안세영을 이기기 위해 연습하면서 수비가 굉장히 좋아진 만큼 안세영와 리턴 매치가 이뤄지면 혈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마구치와 왕즈이 모두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로, 9월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야마구치는 홈에서 우승해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종합대회 무관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왕즈이는 12년 만에 중국에 이 종목 금메달을 안겨야 하는 의무감에 직면한 상태다.
아시안게임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안세영을 어떻게든 꺾어보겠다는 의지가 강할 것으로 여겨진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인도 오픈(슈퍼 750), 아시아단체선수권, 아시아개인선수권,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세계선수권 등 총 8차례 개인전 및 단체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멈출 수 없는 안세영의 트로피 욕심에 중국 마스터즈라는 또 하나의 큰 대회 왕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안세영의 먹방쇼가 멈추질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BWF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