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 4강에 진출하며 대회 3연패에 도전하고 있지만, 정상에 오르더라도 세계랭킹에서는 웃을 수 없다.
이미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탓에 이번 대회에서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려도 세계랭킹 포인트의 실질적인 상승분은 없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4일(한국시간) 중국 선전의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 마스터즈 여자 단식 8강에서 대표팀 동료 김가은(삼성생명)을 2-0(21-11 21-10)으로 제압했다. 37분 만에 경기를 끝내면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1게임 6-6에서 연속 5득점을 올리며 11-6으로 달아났고, 이후에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가며 21-11로 첫 게임을 챙겼다.
2게임에서도 6-5로 앞선 뒤 연속 득점을 통해 격차를 벌렸다. 경기 후반에는 16-8까지 앞서며 승기를 굳혔고, 결국 21-10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준결승에 올랐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우승부터 이어지는 안세영의 기세는 중국 마스터즈에서도 여전히 무섭다.
문제는 이처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세계랭킹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BWF 세계랭킹은 최근 1년 동안 출전한 대회 가운데 성적이 좋은 10개 대회의 포인트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특정 대회에서 지난해 얻었던 점수가 새로운 결과로 교체되는 구조다.
안세영은 지난해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탓에 올해는 새로운 우승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랭킹 포인트를 계속 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특히 중국 마스터즈가 그렇다.
안세영은 지난해 9월에 열렸던 중국 마스터즈 정상에 올랐다. 따라서 1년 만에 열린 올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지난해 우승으로 확보했던 점수를 사실상 그대로 방어하게 된다.
즉, 안세영에게 이번 중국 마스터즈는 우승해도 세계랭킹 포인트가 늘어나지 않는 대회다.
반대로 지난해보다 낮은 성적을 거두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우승으로 확보했던 점수가 올해 성적에 의해 대체되면서 세계랭킹 포인트가 감소할 수 있다. 물론 안세영이 슈퍼 750 이상 11개 대회에서 우승하다보니 이번 대회까지는 준우승해도 다른 슈퍼 750 레벨 대회 우승 포인트로 대체할 수 있어 현 세계랭킹 포인트인 12만1287점이 변하진 않는다.
하지만 10월 덴마크 오픈(슈퍼 750)부터는 우승하지 못할 경우 랭킹포인트가 깎일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안세영에 중국 마스터즈는 포인트를 크게 벌어들이는 무대라기보다 지난해 성과를 지켜내야 하는 대회인 셈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을 시작으로 인도 오픈(슈퍼 750), 프랑스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이상 슈퍼 1000),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이상 슈퍼 750), 호주 오픈(슈퍼 500), BWF 월드투어 파이널 등 무려 11개 대회를 석권했다.
지난해 이룬 엄청난 성과 때문에 올해 같은 대회에서 같은 결과를 반복하더라도 세계랭킹에 반영되는 점수에서는 이득을 보기 어렵다.
오히려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그만큼 순위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안세영의 2026년 성적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을 시작으로 아시아선수권, 싱가포르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세계선수권 등에서 정상에 올랐다. 중국 마스터즈 8강에서 김가은까지 꺾으면서 일본 오픈 기권을 제외하고 올해 출전한 9개 대회에서 모두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김가은전 승리까지 포함하면 안세영의 올해 성적은 47승1패다. 유일한 패배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당한 0-2 패배였다.
이제 안세영 앞에는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가 기다리고 있다. 세계랭킹 3위 야마구치는 8강에서 태국의 수파니다 카테통을 2-0(21-18 21-16)으로 꺾었다.
야마구치와의 준결승을 넘어 결승에 진출할 경우 왕즈이와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왕즈이는 8강에서 오쿠하라 노조미를 2-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