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산드라 이그나토바.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일본과 러시아 여자 피겨의 첫 승부는 일본의 우세승으로 끝났다.
홈에서 치른 쇼트프로그램에서 일본의 어린 선수들이 우위를 점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나카이 아미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 여자싱글 4연패 위업을 일궈낸 시마다 마오가 ISU 챌린저시리즈 2026 기노시타컵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와 2위를 각각 차지했다.
나카이는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대회 첫 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7.08점, 예술점수(PCS) 33.19점을 얻어 합계 80.2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점을 세웠다.
이날 시니어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른 시마다가 TES 45.46점, PCS 33.38점을 얻어 합계 78.84점으로 나카이에 불과 1.43점 뒤진 2위에 올랐다.
반면 개인중립자격2(AIN2) 소속으로 출전한 러시아 선수 3명은 순위표에서 나카이와 시마다의 뒤에 줄줄이 자리잡았다.
카밀라 넬리우보바가 76.08점, 알렉산드라 이그나토바가 74.92점, 안나 프롤로바가 73.66점으로 각각 3위와 4위, 5위를 차지했다.
나카이는 첫 연기로 트리플 악셀(기본점수 8.00)을 뛰어 수행점수(GOE) 1.80점을 얻더니, 이어지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10.10)에서도 GOE 1.65점을 챙겨 80점대 고득점 기반을 마련했다.

시마다 마오. 연합뉴스
시마다는 트리플 악셀에서 쿼터 랜딩(회전수 4분의1 수준 부족) 판정을 받았고, GOE 0.00점에 그치면서 나카이 다음 순위에 위치했다.
러시아 선수 중에선 넬리우보바가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성공시켜 GOE 2.40점을 얻었으나 마지막 연기인 싯스핀이 레벨2에 그치는 등 비점프 요소에서 부진해 쇼트프로그램 3위를 차지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로, 지난해 결혼과 함께 출산까지 한 알렉산드라 이그나토바(결혼 전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는 더블 악셀(기본점수 3.30)을 뛰면서 일본 선수들을 넘지 못했다.
러시아 피겨는 지난 2022 베이징 올림픽 때 16세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단체전 직후 도핑 양성 반응을 보여 파문을 일으켰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출전 기회를 잃을 경우 손해를 되돌릴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발리예바의 개인전 여자 싱글 출전을 허용했으나 이는 전세계적 공분을 불렀다.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 중계진은 발리예바가 연기할 때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는 식으로 항의했다.
김연아 역시 이례적으로 SNS를 통해 "도핑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나서면 안되고, 이 원칙에 예외가 있을 수는 없으며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라며 이례적인 강한 목소리로 러시아 선수들과 코치들을 꾸짖어 화제가 됐다.

나카이 아미. 연합뉴스
도핑으로 피겨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러시아는 이후 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사회 제재를 받아 ISU 주관 국제대회 출전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IOC가 지난 2026 동계올림픽 앞두고 러시아와 러시아 침공에 동조한 벨라루스의 선수들을 개인중립자격(AIN) 신분으로 일부 참가할 수 있도록 문을 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ISU도 2026-2027시즌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AIN 신분 참가를 허용하면서 여자 피겨 선수들도 대거 국제대회 참가 자격을 얻었다.
10월부터 시작되는 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앞두고 그보다 낮은 레벨의 챌린저 시리즈 중 하나인 기노시타컵에 러시아 선수들이 나서며 일본 선수들과 4일 첫 경쟁을 했다. 4년 전 도핑 파문에 대한 사과 등을 하지 않고 버젓이 돌아왔다.
다만 러시아 선수들의 진짜 경쟁력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프리스케이팅에선 쇼트프로그램에서 제한된 4회전 점프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그나토바처럼 쿼드러플 러츠와 플립, 토루프를 전부 뛰었던 선수들이 과거 전성기처럼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 쇼'를 펼쳐 나카이와 시마다를 따돌리고 건재를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