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6 US오픈에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필리핀 테니스 영웅 알렉산드라 이알라(세계 18위)가 때아닌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발단은 US오픈 경기장 배정이었다.
6회 그랜드슬램 우승자이자 전 세계랭킹 1위였던 폴란드의 테니스 레전드 이가 시비옹테크(세계 8위)가 2회전 경기를 그랜드스탠드 스타디움에서 치르게 된 반면, 이알라는 US오픈 치르는 경기장 중 두 번째로 큰 실내구장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 배정됐다.
이를 두고 일부 테니스 팬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그랜드슬램 6회 우승자이자 전 세계 1위인 시비옹테크가 더 큰 경기장에서 경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US오픈에서는 경기장 규모마다 그 상징성이 다르다.
대회의 가장 큰 경기장은 아서 애시 스타디움이다.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경기장인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은 약 1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보다 작은 코트 중 주요 코트가 그랜드스탠드 스타디움이다.
즉, 모든 선수가 똑같은 규모의 코트에서 경기하는 것이 아니다. 큰 경기장일수록 더 많은 관중이 직접 경기를 볼 수 있고,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들의 경기가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경기장 배정은 선수의 인기나 대회에서의 위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US오픈에서는 단순히 랭킹만 놓고 봐도 이알라보다 높고,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에서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앞서는 사비옹테크가 더 작은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뤄 논란이 된 것이다.
미국 '에센셜리 스포츠'에 따르면 SNS의 한 테니스 팬은 "사비옹테크는 말 그대로 US오픈 챔피언이다. 정말 무례하다"며 "그가 메인 코트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팬은 "랭킹이 더 높은 다른 선수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알라가 가진 압도적인 '관중 동원력' 때문에라도 해당 배정은 타당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이알라는 최근 필리핀에서 가장 뜨거운 스포츠 스타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다.
이알라의 티켓 파워는 실제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에센셜리 스포츠'에 따르면 이알라의 1회전 경기 장소가 발표된 뒤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 입장권 가격이 24시간 만에 200달러에서 약 400달러까지 두 배 가량 상승했다.
그리고 이알라는 4일 열린 단식 2회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라 올리니코바(세계 46위)를 세트스코어 2-0(6-1 6-4)으로 완파하며 가치를 또 다시 증명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회전에서 탈락했던 그는 이번 승리로 자신의 US오픈 최고 성적을 새롭게 작성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경기장 분위기였다.
1만4000석 규모의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 곳곳에서는 필리핀 국기가 펄럭였고, 타갈로그어 응원 문구도 등장했다.
이알라를 향한 필리핀 팬들의 응원은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뜨거웠다. 매체에 따르면 경기 도중 필리핀 팬들의 응원이 너무 커 주심이 직접 제지하기도 했다.
이알라는 경기 승리 후 자신을 둘러싼 특혜 논란에 직접적인 입장도 밝혔다.
그는 "나는 암스트롱에서 경기하게 돼 감사하고, 정말 놀라운 코트에서 경기하게 돼 감사하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경기 일정 편성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사진=SNS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