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선배와의 대결이었지만 안세영은 냉정했다.
안세영(세계 1위)이 '코리안 더비'에서 같은 팀 선배 김가은(세계 12위)를 1게임에서 누르고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 4강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여자단식 준결승 진출자가 모두 가려진 가운데 예상대로 안세영과 왕즈이(중국·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3위)가 모두 합류했다.
남은 한 자리는 미야자키 도모카(일본·세계 9위)의 몫이 됐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4일 중국 선전의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중국 마스터즈 여자단식 8강에서 김가은을 게임스코어 2-0(21-11 21-10)으로 완파했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올해 출전한 9개 대회 중 부상으로 도중 기권한 지난 7월 일본 오픈(슈퍼 750)을 제외하고 모두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안세영은 1월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인도 오픈(슈퍼 750), 3월 전영 오픈(슈퍼 1000), 4월 아시아선수권, 5월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6월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8개 대회에서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 중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앞선 7개 대회에선 모두 결승에 올라 전영 오픈을 제외하고 전부 우승했다.
일본 오픈 땐 32강에서 승리를 챙긴 뒤 왼발 통증을 느껴 기권하고 도중 귀국했다.
이날 붙은 안세영와 김가은은 소속팀에서도 함께 운동하는 선후배 사이다. 김가은은 당초 이번 대회 2번 시드인 왕즈이와 첫 경기에서 격돌하는 불운한 대진표를 받아들었으나 대회 직전 기권자 속출로 상대 선수가 바뀌면서 안세영 쪽으로 이동했고 둘의 8강 대결이 결국 성사됐다.
안세영은 앞서 17위 린샹티(대만), 33위 한첸시(중국)를 1회전과 2회전에서 각각 만나 게임스코어 2-0으로 연파하고 8강에 올랐다.
김가은은 25위 운나티 후다, 13위 린네 크리스토페르센을 역시 2-0으로 전부 누르고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둘의 역대 전적에선 안세영이 6승4패로 앞서 있다. 다만 안세영이 세계랭킹 5위 이하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선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같은 팀 선배 김가은과의 승률은 6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물론 안세영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부턴 둘의 맞대결 양상도 달라졌다. 안세영이 지난해 벌어진 두 차례 맞대결에선 모두 2-0으로 낙승했다.
이번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1게임 중반부터 점수 차를 벌린 뒤 2게임에선 기세를 몰아 압승을 챙기는 식으로 상대를 누르고 있는데 이날 경기 역시 승리 패턴이 비슷했다.
안세영은 6-6에서 과감한 공격을 여러 차례 진행해 5연속 득점에 성공하고 11-6까지 달아났다.
이후부턴 더욱 일방적인 흐름으로 전개됐다. 안세영은 장기인 하프스매시를 코트 곳곳에 떨어트려 김가은의 힘을 빠지게 했고 결국 21-11로 1게임을 마무리 지었다.
2게임도 어렵지 않았다. 안세영은 6-5로 앞서다가 3연속 득점, 4연속 득점, 3연속 득점을 연달아 하면서 훌쩍 달아났고 16-8까지 격차를 벌렸다. 결국 1~2게임 모두 10점 차 이상을 내면서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최근 11경기 연속 2-0 승리를 기록하는 쾌조의 상승세도 남겼다.
안세영은 인도네시아 오픈 준결승에서 천위페이를 2-1로 이긴 것이 마지막 3게임 접전이다.
같은 대회 결승에서 야마구치를 2-0으로 이긴 뒤 일본 오픈 1회전에서 아케치 하나(23위)를 2-0으로 제압한 뒤 발 부상으로 기권했다.
재활을 마치고 치른 세계선수권에서 1회전 64강부터 결승까지 6경기를 모두 2-0으로 완파한 뒤 이번 대회에서도 3경기를 모두 2-0 승리로 장식했다.
아울러 안세영은 이날 김가은을 이기면서 올해 47승1패, 97.92%의 놀라운 승률을 자랑하게 됐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기권승 1승 포함)과 인도 오픈에서 연달아 5연승을 달리며 우승한 뒤 아시아여자단체선수권에서 3승을 챙겼다. 이어 전영 오픈에서 4승을 기록하고 결승에서 왕즈이를 만나 0-2로 졌는데 이게 올해 유일한 패배다.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5승을 거둔 뒤 5월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서 6전 전승을 찍었다. 이후 싱가포르 오픈과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연달아 5전 전승을 거뒀고 일본 오픈에서 1승, 세계선수권 6승, 그리고 이번 중국 마스터즈에서 3승을 쓸어담았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준결승과 결승을 모두 이길 경우, 50전 49승1패가 되면서 승률 98.00%를 정확히 찍게 된다.
한편, 안세영의 준결승 상대는 예상대로 야마구치가 됐다.
야마구치는 8강전에서 수파니다 카테통(태국·세계 30위)을 33분 만에 게임스코어 2-0(21-18 21-16)으로 완파했다. 야마구치는 안세영이 불참하거나 도중 기권한 4개 대회를 포함해 최근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10연속 4강 진출을 이루게 됐다.
안세영-야마구치 맞대결 승자와 결승전에서 붙게 될 주인공은 왕즈이와 미야자키로 결정됐다.
천위페이(세계 4위)와 한웨(세계 5위)가 대회 직전 기권하면서 홈코트 중국의 유일한 희망이 된 왕즈이는 이날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베테랑 오쿠하라 노조미를 게임스코어 2-0(21-6 21-10)으로 완파했다.
'배드민턴 아이돌'로 인기가 높은 미야자키는 세계 39위로 8강까지 오른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를 35분 만에 2-0으로 이겼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