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유준상 기자) "2볼이 되는 과정에서 공 2개가 멀리 벗어나서 스트라이크를 넣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KIA 타이거즈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11차전에서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경기 내내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가운데 KIA는 2-2로 맞선 9회말 이의리를 투입했다. 하지만 이의리는 첫 타자 이우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무사 1루에서 블레인 크림에게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의리는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 김휘집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2사 1, 2루에서 안중열에게 다시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도 이의리의 1구와 2구가 모두 볼이 됐다. 그러자 KIA 벤치가 움직였다. 이의리를 내리고 성영탁을 투입했다. 볼카운트 2볼에서 투수를 교체하는 말 그대로 초강수였다.
성영탁은 등판 직후 볼 1개를 던진 뒤 스트라이크 1개를 잡아 3볼 1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그러나 5구째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고, 결국 김형준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김형준의 볼넷은 기록상 이의리가 허용한 것으로 처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야구규칙 9.16 자책점 (h)항에 따르면 투수 교체 당시 타자가 결정적으로 유리한 볼카운트에 있을 경우 이후 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하면 전임 투수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사령탑은 왜 이의리를 끝까지 끌고 가지 않았을까. 이범호 KIA 감독은 3일 NC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이후 "다 스트라이크인데 조금씩 (빠져서) 볼이 찍히더라. 전사민, 신영우 등 NC 투수들은 (던진 공이) 모서리에 걸리더라. 그런 부분에서 운이 없었던 것"이라며 "어제(2일)는 (이)의리를 놔두는 게 나을지 아니면 (성)영탁이에게 스트라이크를 던지게 해서 어떻게든 방망이에 맞혀 결과를 만드는 게 나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계속 승부하려고 했는데 공 2개가 딱 빠지는 걸 보고 스트라이크를 던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했다. 투수코치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에는 좀 그랬다"며 "의리가 이겨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제는 어떻게든 방망이에 맞혀서 승부가 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른 상황이나 다른 팀과의 경기였다면 그냥 믿고 놔둘 것이다. 크게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후반기 들어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이의리는 지난달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1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다음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서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볼넷 1개와 2루타 1개를 허용했다. 그 불안한 흐름이 2일 경기까지 이어졌다.
사령탑은 이의리의 컨디션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바라봤다. 이 감독은 "공이나 밸런스가 나빠 보이진 않았다. 마무리가 그런 상황에 올라왔으면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2볼이 되는 과정에서 볼 2개가 멀리 벗어나서 스트라이크를 넣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이) 말도 안 되게 왔고 공이 탁 안 눌리는 것 같았다"며 "앞으로 벌어질 일은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그냥 확률적으로 따져서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 감독은 "의리가 겪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좋은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내년에 선발일지 마무리일지 그건 모르겠지만 본인이 더 하고 싶은 자리가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를 위해서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창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