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유준상 기자)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게 아쉬워요."
KIA 타이거즈는 지난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주전 유격수 박찬호(두산 베어스)를 떠나보냈다. 박찬호의 이적 후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호주 출신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영입했지만,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데일은 지난 5월 말 방출됐다.
데일이 짐을 싼 뒤 국내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1라운더 출신 내야수 박민도 그중 한 명이었다. 박민은 전반기 73경기에서 160타수 32안타 타율 0.200, 3홈런, 30타점, 출루율 0.273, 장타율 0.288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유격수로 318이닝을 책임졌다. 팀 내 유격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박민은 후반기를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여파로 한 달 넘게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고, 부상에서 회복한 뒤 한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박민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11차전을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재활군에 가서 회복하는 데 전념했다. 코치님들께서 주사 치료 등을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복귀하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잔류군 경기를 치른 뒤 퓨처스리그(2군) 2~3경기 정도 뛰는 일정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비 때문에 퓨처스리그 경기가 취소되면서 한 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그래도 훈련할 때는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 실전을 조금 더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은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을 때 곧바로 대처하지 못했던 점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상이었다. 몸에서 신호가 왔을 때 잘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미숙했던 것 같다"며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게 아쉽다. 후반기에 잘해서 계속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박민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KIA는 지난 7월 23일 한화 이글스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에 투수 이형범을 내주면서 내야수 하주석을 영입했다. 박민을 비롯한 기존 내야수들로서는 경쟁자가 한 명 늘어난 셈이다.
박민은 "당연히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다만 주전이 되고 싶다는 목표는 지금도 갖고 있다"며 "아파서 자리를 놓쳤다고만 할 수는 없고, 어느 정도는 내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다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지금은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전과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KIA는 오는 14일부터 약 2주간 투수 성영탁, 내야수 김도영, 외야수 박재현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세 선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으며, 대표팀 소집일은 14일이다. 특히 주전 3루수 김도영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만큼 KIA는 기존 내야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박민은 "(김)도영이가 대표팀에 가고 내가 3루수로 나가게 된다면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팀의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내가 합류한 뒤 팀의 흐름이 떨어지는 건 원하지 않는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탬이 돼서 팀이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박민은 "개인적으로는 올해 더 이상 아프지 않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팀도 3위 이상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바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며 "도영이나 (박)재현이가 없는 동안 남아 있는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최대한 좋은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사진=창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