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신인 외야수 김민규가 구단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김민규는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13차전에 교체 출전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민규는 두 팀이 1-1로 맞선 8회말 1사 1루에서 대주자로 투입됐다. 이후 김도영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민규의 시즌 14번째 도루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도루를 기록 중이었던 김민규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고졸 신인 최다 도루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22년 김도영의 13도루였다. 이 부문 3위는 2009년 안치홍(현 키움 히어로즈·8도루), 공동 4위는 2008년 김선빈, 1983년 송일섭, 1999년 정성훈(이상 5도루)다.
김민규는 30일 SSG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김)도영이 형의 기록을 넘어선 것에 대해서 기쁘고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그러나 지나간 것이고 올해 목표가 20도루였기 때문에 그걸 향해 달려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부터 자신감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김민규는 "사실 1군에서 도루를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쟁력이 높은 포수 선배님들도 많고, 투수들의 퀵모션이나 견제도 아마추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처음에는 '도루를 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도루를 하나씩 성공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됐다. '내가 프로에 와서도 이 수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능력을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자신감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7년생인 김민규는 서울도곡초-휘문중-휘문고를 거쳐 올해 3라운드 30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 5월 20일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주로 경기 중반 이후 대주자로 나서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31일 현재 김민규의 1군 성적은 43타수 13안타 타율 0.302, 6타점, 14도루, 출루율 0.318, 장타율 0.465다.
김민규는 "1군에 온 지 벌써 100일이 지났는데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그냥 의미 없이 지나간 100일이 아니라 1군에서 정말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100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현재진행형이니까 앞으로는 1000경기 출전 같은 대기록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많은 타석에 들어서진 않았지만 타석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김민규는 "물론 아직 표본이 적지만 지금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대타로 한 타석씩 나가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코치님들과 감독님, 형들도 말씀해 주신다. 그런 상황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집중해서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타격감이 많이 올라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가서 결과를 만들어내다 보니까 경험이 더 쌓이면 타격에서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솔직히 타석에 들어가면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항상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김민규는 "도루와 관련해서는 어제(29일)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고, 또 하나 꼽자면 (5월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쳤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어렸을 때부터 서울에 살았는데 (올해) 잠실구장에서 처음 뛰었다. 그곳에서 첫 안타를 쳤다는 게 정말 감격스러웠다"며 "원정에서도 KIA 팬분들의 응원이 정말 대단하지 않나. 안타를 치고 관중석을 봤는데 팬분들의 환호성을 들으니까 정말 벅찼다. 아직까지도 그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돌아봤다.
김민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왕, 100안타, 20도루를 목표로 내걸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신인왕과 100안타 도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아직 29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20도루는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김민규는 "그때는 욕심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나도 야망이 있었고, 신이 난 모습을 많이 상상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그래도 지금 제가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목표가 20도루이기 때문에 그것만큼은 꼭 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민규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주전 외야수 박재현이 다음달 14일부터 약 2주 동안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김민규는 "아시안게임 때 내가 혜성처럼 등장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다만 팀에서 생각하는 방향성이 있고 내가 해야 할 역할도 있다.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 감독님께서 선발로 나갈 기회를 주시면 최선을 다해서 (박)재현이 형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도 지금처럼 나가서 도루하고 득점을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욕심을 내기보다는 팀이 순위 경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KIA는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김민규로서는 입단 첫해부터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다. 김민규는 "아직 (정규시즌 최종) 성적이 나온 건 아니니까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생각하지 않고 있고 지금처럼 계속 주어진 역할을 잘 하다 보면 포스트시즌 때도 엔트리에 들어서 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민규는 "가을야구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니까 지금보다 더 압박감이 심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험을 한 번 해보면 나중에 이런 상황이 더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 내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할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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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