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이런 흐름이라면 MVP(최우수선수상) 도전도 가능해 보인다. 시카고 컵스 외야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한 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3홈런) 6타점 4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크로우-암스트롱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크로우-암스트롱은 초구 파울 이후 신시내티 선발 앤드류 애보트의 2구째 시속 91.8마일(약 148km/h)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큼지막한 아치를 그렸다. 컵스가 4-2로 앞선 2회말 1사 2루에서 애보트의 4구째 80마일(약 129km) 커브를 잡아당겨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반에는 또 한 번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컵스가 10-5로 리드하던 7회말 1사 1, 2루에서 신시내티 네 번째 투수 토니 산틸리안의 3구째 84.6마일(약 136km) 슬러브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크로우-암스트롱의 개인 통산 첫 한 경기 3홈런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여섯 번째 타석에서 4홈런 경기에 도전했지만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신시내티 포수 호세 트레비노를 상대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컵스 홈 팬들은 크로우-암스트롱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경기는 컵스의 17-5 대승으로 끝났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미국 매체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경기 후 크로우-암스트롱은 "가끔 외야로 나갈 때 받는 팬들의 환호를 정말 좋아한다. 올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사실 뭐라고 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곳(리글리필드)은 야구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모두에게 그런 얘기를 듣는다. 원정팀 선수들도 이곳에 와서 경기하는 걸 좋아한다. 우리는 한 시즌 81경기를 여기서 할 수 있으니 행운이다"라고 덧붙였다.
컵스는 이날 구단 창단 150주년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새미 소사, 빌리 윌리엄스, 그렉 매덕스 등 구단을 대표했던 전설들이 초청됐다. 크로우-암스트롱은 "경기 전 소사가 내게 '오늘 홈런 3개를 원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됐다. 소사가 내게 뭘 전해준 건지는 모르겠다. 야구에서는 그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미소 지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이제 40홈런-40도루까지 홈런 4개, 도루 8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컵스 역사상 단일 시즌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크로우-암스트롱이 올해 구단의 새 역사를 쓸 가능성도 충분하다.
내셔널리그(NL) MVP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경기 전 기준 크로우-암스트롱은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8.6,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 7.9로 두 부문 모두 MLB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경쟁자인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경우 왼 무릎, 오른쪽 이두근 통증으로 지난달 초부터 한 달 넘게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사령탑도 크로우-암스트롱을 격려했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가끔 선수들이 이런 시즌을 보낸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한 선수가 만든 시즌을 오래 기억하게 된다. 우리가 그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며 "관중석에 있는 팬이든, 동료 선수든, 코칭스태프든 이런 활약을 지켜보는 건 특별한 일"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