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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부정 사용→1년 자격정지' 김은지 9단…그런데 여자바둑 최연소 500승 대기록 수립! 이창호 이어 역대 두 번째 '10대 500승'

기사입력 2026.08.27 02:24 / 기사수정 2026.08.27 02:2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때 인공지능(AI) 부정사용으로 프로기사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천재 바둑소녀' 김은지 9단이 한국 여자바둑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만 19세에 프로 통산 500승을 돌파하며 여자기사 최초의 10대 500승 및 최단 기간 500승 기록을 세웠다.

김은지는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2026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에서 박태희 4단을 상대로 15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 승리가 김은지의 프로 통산 500번째 승리였다. 통산 전적은 730전 500승230패, 승률 68.49%다.

2007년 5월27일생인 김은지는 기록 달성 당시 19세 2개월26일이었다. 한국 여자 프로기사 가운데 10대에 500승을 기록한 것은 김은지가 처음이다.

기존 여자기사 최연소 기록은 최정 9단이 가지고 있었다. 최정은 만 23세4개월에 500승을 달성했다.

김은지가 무려 4년 이상 기록을 앞당긴 것이다.



남자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김은지보다 어린 나이에 500승을 기록한 기사는 18세1개월21일의 나이였던 이창호 9단 단 한 명뿐이다.

최단 기간 500승 달성 기록도 썼다. 김은지는 2020년 1월10일 프로에 입단한 이후 6년7개월12일 만에 500승을 채웠다.

남녀를 통틀어 봐도 역대 최단 기록이다.

더욱 놀라운 이유가 있다. 이 6년7개월 가운데 김은지는 무려 1년을 프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과거 AI 부정사용 사건 때문이다.

2020년 당시 김은지는 한국 바둑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가운데 하나였다. 12세8개월이던 2020년 1월 프로에 입단해 최연소 프로기사가 됐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 바둑소녀'라는 평가를 받으며 방송에도 소개됐고, 입단 직후에는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프로 입단 불과 10개월 만에 대형 사건이 터졌다.

2020년 9월 온라인 기전 오로국수전 24강에서 이영구 9단을 상대로 129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 것.

당시 이영구는 국내 랭킹 7위에 올라 있었고 국가대표팀 코치까지 맡고 있던 정상급 기사였다. 반면 갓 프로에 입문한 김은지는 종합랭킹 100위권 밖의 신예였다.

대이변이 발생하면서 엄청난 화제가 됐는데 대국이 끝난 뒤 김은지가 둔 수들이 AI가 추천하는 수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일부 기보 분석에서는 AI 추천수와의 일치율이 무려 92%에 달한다는 수치까지 나오면서 바둑계가 발칵 뒤집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기원과 국가대표팀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AI 전문가에게 해당 기보의 판독을 의뢰했다.

결국 초기에는 부정행위 의혹을 부인하던 김은지가 이후 한국기원과 국가대표 코치진과의 면담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한국기원은 두 차례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사건을 조사했고, 그해 11월 김은지에게 1년 자격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김은지는 이 징계로 자격정지 기간 모든 대회 출전이 금지됐다.

다만 당시 김은지가 13세 미성년자였다는 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점,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징계 수위에 반영됐고, 한국기원에 반성문도 제출한 점이 징계 수위에 반영됐다.

일부 팬들은 자격정지 1년이 내려진 것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팬들은 프로 입단 10개월 만에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김은지의 선수 인생이 사실상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했다.



그러나 김은지는 징계를 모두 소화한 뒤 다시 돌아와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커리어를 다시 쌓아나갔다.

2022년 프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고, 국내 여자기전뿐 아니라 남녀 통합 기전과 세계무대에서도 경쟁하기 시작하며 9단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마침내 여자바둑 최연소 50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년의 자격정지 기간이 포함돼 있음에도 입단일부터 500승까지 걸린 시간이 남녀 프로기사 가운데 가장 짧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AI 부정사용'이라는 아픈 과거에도 한국 여자바둑 강자로 올라선 김은지의 향후 활약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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