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말 KIA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아시아쿼터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시라카와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6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종전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은 6월 16일 광주 LG 트윈스전(6이닝 5실점)이었다.
이로써 시라카와는 올 시즌 11경기 만에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시라카와가 QS를 기록한 건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2024년 8월 16일 수원 KT 위즈전(8이닝 무실점) 이후 733일 만이다.
시라카와는 6회말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며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심우준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1사 1루에서 최인호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QS 요건을 충족한 시라카와는 팀이 2-0으로 앞선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요나단 페라자를 1루수 땅볼로 잡은 뒤 문현빈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1사 1루에서 김범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1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회말 1사 KIA 시라카와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다만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KIA 불펜진이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세 번째 투수 전상현이 노시환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시라카와의 승리가 날아갔다. 시라카와로서는 팀이 6-3으로 승리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시라카와는 "긴 이닝을 던지기 위해 집중했다. 경기의 흐름상 조금 빨리 내려오긴 했지만 다음에도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물론 더 던질 수 있었지만 팀의 승리가 우선"이라며 "(노히터 행진을) 신경 쓸 정도로 여유가 있진 않았다. 그럴수록 의식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첫 안타를 맞고 나서 '이 정도면 괜찮네' 이런 생각이었다. 점수를 준 것도 아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라카와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2경기에서 6⅔이닝 2패 평균자책점 9.45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큰 위기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시라카와는 "이전에 안 좋은 결과가 나온 뒤 손승락 수석코치님이 거의 매일 '공격적으로 승부해라' 이런 식으로 말씀해 주셨다. 그걸 생각하면서 경기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5회말 2사 1루 KIA 김태군이 마운드를 방문해 시라카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시라카와는 지난 5월 28일 호주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제리드 데일의 대체 아시아쿼터 선수로 KIA와 계약했다. 전반기 6경기에서 27⅔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4.88의 성적을 작성했다.
시라카와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부침을 겪었다. 지난달 17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3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고, 2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시라카와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KIA의 고민도 깊어졌다. KIA는 지난달 말 시라카와의 자리에 이의리를 선발로 투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좌완투수 곽도규가 지난달 25일 내전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좌완 불펜 자원이 한 명 사라지면서 KIA는 이의리를 계속 불펜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라카와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건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이날 시라카와는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13일 광주 삼성전에서도 5이닝 4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그 흐름을 19일 경기까지 이어갔다. 최근 3경기에서 시라카와의 성적은 16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1.65. 한때 선발 자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확실한 반등에 성공했다.
시라카와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바뀐 건 없다. 멘털적인 부분, 생각하는 방식이 바뀐 게 (투구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며 "'볼넷이 나오면 어떡하지', '맞으면 어떡하지' 이런 마음이 컸는데 이제는 '볼넷을 주더라도 여기서 내가 막으면 돼', '맞아도 되니까 승부하자' 이런 마인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사령탑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시라카와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최고의 투구를 해줬다. 접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교체했지만 정말 좋은 투구를 해줬다"며 시라카와에게 박수를 보냈다.

1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수비를 마친 KIA 시라카와가 야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