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KIA 박정우가 3타점 3루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무조건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어요."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는 지난 1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15차전에 9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박정우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달 18일 문학 SSG 랜더스전 이후 29일 만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박정우가 잠실 원정에서 (상대 선발) 곽빈과 상대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우는 두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았다.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곽빈의 4구째 153km/h 직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박정우는 2사 1루에서 곽빈의 견제 송구 실책을 틈타 2루로 진루했다. 이어 박재현의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 때 3루로 향했는데, 유격수 박찬호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왔다. 박정우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홈까지 파고들었다. 박정우의 발이 득점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경기는 그대로 KIA의 2-1 승리로 마무리됐고, 박정우는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1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KIA 박정우가 3타점 3루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박정우는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선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서 무조건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냥 투구수만 많이 이끌어내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며 "그 안타와 출루를 통해 반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홈으로 달려든 상황에 대해서는 "그건 운이 좋았다. (박)찬호 형이 운이 안 좋게도 그곳에 던져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원래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 형인데, (박)재현이가 발이 빠르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두 팀 다 점수가 더 나올 줄 알았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서, 또 내가 결승 득점을 기록해서 신기했다. 그렇게 팽팽하게 갈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박정우는 득점 이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러고는 상대 선수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되면서 박정우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박정우는 "정말 간절했다. 잘해도 못 나가고 못해도 못 나간다. 잘하는 선수가 많다 보니까 아무리 잘해도 (팀에서) 내게 바로 기회를 주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출루라도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득점까지 하게 됐다"며 "속에 쌓였던 게 너무 많아서 티를 내지 않으려고 그런 동작을 취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것 하나로 만족하는 게 아니고, 또 상대 팀도 보고 있으니까 혹시 몰라서 안 보이는 곳에서 세리머니를 했다"고 돌아봤다.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0회초 무사 1루 KIA 박정우가 타격을 한 후 1루에서 세이프가 되고 있다. 대전, 김한준 기자
박정우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박재현, 김민규 등 여러 선수와 함께 경쟁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박재현이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박정우는 주로 대주자 또는 대수비 역할을 수행 중이다.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서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박정우는 "기회를 잡고 싶은데 재현이와 (김)민규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 '내가 왜 여기 있지' 그런 느낌도 많이 든다. 올해 끝나고 그만두려고 했는데 아직도 그 생각이 나더라.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싶은데 그런 생각이 너무 많다 보니까 또 간절해졌다"며 "일단 실력이 돼야 경기에 나가는 것이지 않나. 간절하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생각이 조금 많다"고 털어놨다.
박정우는 팀에 여전히 필요한 자원이다. 특히 박재현이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약 2주간 자리를 비울 예정인 만큼 박정우에게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박정우는 "어떻게든 경기에 나가려면 결과를 내야 한다. 몸에 맞더라도 아픈 티를 내지 않아야 한다. 미친개처럼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1사 KIA 박정우가 두산 김민석이 타구를 잡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