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테니스 선수의 인기가 도를 넘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남자 테니스 스타 테렌스 아트만(24)이 해외 투어 중 겪은 충격적인 스토킹 경험을 공개했다.
일본 더다이제스트는 17일 "자신의 가방에서 위치정보 추적 장치 발견! 아트만이 경험한 프로 테니스계의 사생팬 문제"라고 보도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45위 아트만은 최근 자국 매체 레퀴프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생팬 행동에 대해 털어놨다.
아트만은 지난해 신시내티 오픈에서 자신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떠오르는 기대주다.
당시 세계랭킹 136위에 불과했지만 예선을 통과한 뒤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4회전에서는 당시 세계 4위 테일러 프리츠를 꺾었고, 8강에서는 당시 세계 9위 홀거 루네까지 잡으며 단숨에 스타가 됐다.
자연스럽게 알아보는 팬도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로마 오픈에서 벌어진 일은 팬심의 범위를 완전히 넘어선 것이었다.
아트만은 "호텔 앞에 늘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엔 '날 따라온 거겠지. 별일 아니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날 선을 넘는 팬이 등장했다. 팬 한 명이 그의 호텔 방까지 찾아온 것이다.
아트만은 "어느 날 그 중 한 명이 내 방 문을 두드렸다"면서 "내 이름으로 남겨진 가방에서 에어태그가 들어 있는 걸 발견했다"고 밝혔다.
에어태그는 열쇠, 지갑, 가방 등 소지품에 부착해 '나를 찾기' 기능으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소형 위치 추적 스마트태그다.
이 팬은 아트만의 가방에 몰래 에어태그를 부착한 뒤 호텔 로비도 아니고 방 문 앞까지 찾아온 것이다.
게다가 아트만은 "이 팬은 방 앞에서 10분 동안 자기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면서 "난 당황했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정말 무서웠다.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당시 느꼈던 공포감을 설명했다.
다행히 신체적 피해까지 이어지진 않았으나 아트만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포를 느낄 만한 상황이었다.
아트만은 "지금은 더욱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인기가 높아진 대가라고 보기에는 너무 위험한 일이다.
매체에 따르면 테니스 선수들은 시즌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낸다. 대회마다 호텔을 옮기지만 선수들의 경기 일정이 공개돼 있다.
또 축구나 야구처럼 선수단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경우와 달리 개인 종목 특성상 선수 혼자 이동하거나 소수의 팀원과 생활하는 시간도 많다. 과도한 팬 행동에 노출될 위험도 그만큼 크다.
실제로 아트만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자 테니스 스타 엠마 라두카누도 끔찍한 경험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두바이 대회에서는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자신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던 남성을 발견한 뒤 공포에 질려 눈물을 흘렸다.
라두카누는 해당 남성이 이전 여러 대회에서도 자신에게 접근했던 인물이라고 밝히면서 "첫 게임에서 그를 보고 정말 당황했다. 눈물 때문에 공이 보이지 않았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미라 안드레예바 역시 14세 때 ITF 대회에서 패한 뒤 인터넷을 통해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매체는 "인기 선수가 되면 코트 밖에서도 팬으로부터 주목을 끌 기회가 늘어난다"면서도 "그 인기와 높은 주목도가 사생활 침해나 협박, 비방, 중상까지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프로 스포츠 스타들의 인기 뒤에 가려진 사생팬 문제를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