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이 2026 세계선수권 첫 판을 2-0 완승으로 장식한 가운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영어 중계 해설자는 안세영의 완전치 않은 왼발 상태를 지적하면서도 "많은 경험을 통해 그가 이겨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1회전(64강)에서 40위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를 게임스코어 2-0(21-14 21-13)으로 완파하고 32강에 올랐다.
안세영은 32강에서 50위 탈리타 라마드하니 위랴완(인도네시아)과 16강 티켓을 다툰다. 경기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안세영은 이날 경기 앞두고 왼발 부상 여파에서 얼마나 돌아왔을지 물음표가 달린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일본 오픈(슈퍼 750) 1회전을 통과한 뒤 왼쪽 발 외측 부위 통증으로 인해 대회 중도 기권을 결정하고 귀국해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다.
이후 한 달 간 재활에만 전념한 끝에 세계선수권 출전엔 큰 문제가 없는 몸 상태를 만들었다.
다만 안세영의 부상이 지난 3월 전영 오픈(슈퍼 1000) 이후 생겼으나 치료를 병행하면서 6월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까지 출전했던 사실이 알려진 터라 그의 컨디션에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었다. 중국, 인도, 동남아 매체들도 "안세영이 100% 아니며 통증을 안고 이번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다"고 분석했다.
박주봉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앞서 "안세영이 1~2회전을 치르면서 경기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는데 일단 날반토바를 상대하면서 갈수록 나아지는 경기력을 선보여 3년 만의 세계선수권 우승 전선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9-9까지 접전을 벌이며 고전하는 듯했으나, 곧바로 6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15-9로 달아나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2게임에서도 11-11 팽팽한 동점 상황에서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그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날반토바가 안세영의 부상을 의식한 듯 왼쪽 공격을 시도하면서 1~2게임 연달아 초반에 분전했으나 안세영은 인터벌(휴식시간) 전후로 몰아치기 득점하면서 낙승했다. 안세영은 날반토바를 이긴 뒤 한시름 덜었다는 듯 주먹지르기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BWF 유명 해설자 질리언 클라크도 안세영의 승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이날 날반토바를 제압한 것이 '발 부상 트라우마' 털어내는 전환점이 될 것임을 시사헸다.
클라크는 안세영이 17세 나이에 참가했던 2019 프랑스 오픈(슈퍼 750)에서 2016 리우 하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을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하자 "별이 태어났다(A star is born)"이라는 극찬을 하며 세계 배드민턴에 대형 스타가 나타났음을 알리기도 했다. 'A star is born'은 지금 안세영의 매니지먼트사 이름으로, 얼마 전 한국조폐공사가 찍어낸 안세영 그랜드슬램 기념 메달에 들어간 문구다.
그 만큼 안세영을 아끼고 있는 클라크는 "안세영이 점프 후 착지할 때 평소보다 더 조심하고 있다"며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이 없다면 급해지기 마련인데, 그는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침착하고 자신있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본인이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떻게, 얼마만큼의 힘을 써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클라크는 안세영이 2게임 17-12로 훌쩍 달아나자 "더 이상 안세영을 표현할 형용사가 남아있지 않다"며 그가 승기 잡았음을 알렸다.
안세영이 20-12를 기록하며 매치포인트에 이르자 "크게 힘들이지 않고 경기하는 중이다. 안세영은 어디를 공략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그의 경기력에 박수를 보냈다.
안세영 승리 뒤엔 "발 부상을 겪었지만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며 '배드민턴 여제'의 다음 경기 기대감을 표출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왕즈이(중국·세계 3위), 한웨(중국·세계 5위) 등 안세영과 4강, 8강에서 각각 겨룰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선수들도 모두 승리했다.
안세영 입장에선 날반토바를 이기면서 파악한 왼발 부상과 승리 노하우를 바탕 삼아 중국 선수들과의 승부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배드민턴협회 / BWF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