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한때 은퇴까지 고민했던 KBO리그 NC 다이노스 출신 좌완 투수 카일 하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자신의 야구 인생을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 되찾은 경쟁력을 발판 삼아 빅리그 복귀에 성공한 데 이어 이제는 샌디에이고 마운드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만능 카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투수 하트는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며 그의 반전 스토리를 조명했다.
'SI'는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야구계에서 가장 강력한 불펜진 가운데 하나를 구축했다. 마무리 메이슨 밀러가 중심을 잡고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도 여럿 있다"며 "그중 한 명이 좌완 하트로, 그는 샌디에이고의 진정한 무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트의 현재 모습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19라운드 전체 568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은 하트는 2020년 마침내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지만 4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며 1패, 평균자책점 15.55에 그쳤다. 이후 좀처럼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기회를 잡지 못했다.
'SI'에 따르면 하트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라임병까지 겹치면서 선수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은퇴까지 생각했다. 야구화를 벗는 선택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시점에 찾아온 새로운 기회가 바로 한국행이었다.
하트는 2024시즌을 앞두고 NC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그의 야구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전환점이 됐다.
하트는 NC 유니폼을 입고 2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157이닝을 소화하며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무려 18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2위와 다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631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볼넷은 38개만 내주는 안정적인 제구력까지 과시했다.
KBO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난 하트는 최동원상까지 수상했고, 이를 발판 삼아 다시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샌디에이고가 손을 내밀면서 하트는 2025시즌을 앞두고 꿈에 그리던 빅리그 복귀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에는 20경기에서 6차례 선발 등판을 포함해 43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평균자책점 5.86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과거 보스턴 시절 이후 사실상 끊어졌던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다시 이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올 시즌에는 활용법도 달라졌다. 'SI'는 "하트가 올 시즌 33경기에 등판해 4차례 선발로 나섰고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선발과 멀티 이닝 불펜을 오가는 역할을 수행하며 샌디에이고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은퇴 직전까지 내몰렸던 투수가 한국에서 부활한 뒤 다시 빅리그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낸 셈이다.
하트 역시 굴곡 많았던 자신의 커리어를 담담하게 돌아봤다. 그는 현지 매체 '샌디에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야구가 멋진 이유는 잘하다가도 장애물을 만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노력하고, 또 잘하기 위해 싸운다. 올라가고 또 올라가다가 쓰러지면 다시 올라가는 것이 내 야구 인생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역할에 대한 욕심도 내려놨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하트는 계속해서 역할이 바뀌는 데 대한 질문을 받자 "그냥 경기에서 이기자"며 "이런저런 것을 따지기에는 이제 나이가 너무 많다. 나는 그저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선수 생활을 끝낼 가능성까지 고민했던 하트에게 한국행은 커리어를 건 승부수였다. NC에서 보낸 한 시즌을 통해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고, 이를 발판 삼아 빅리그 복귀까지 이뤄냈다.
은퇴 기로에서 시작된 하트의 반전 드라마는 이제 샌디에이고의 가을야구 도전과 함께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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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