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베트남 축구가 또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상식 감독도 베트남 축구 역사를 썼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말레이시아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2026 아세안축구연맹(AFF) 현대컵(아세안컵)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세안컵 준결승 1차전서 말레이시아를 2-0으로 꺾었다.
쉽지만은 않은 경기였다. 경기 전 내린 비 때문에 그라운드는 미끄러웠고 볼 컨트롤과 패스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홈팀 말레이시아가 초반부터 적극적인 압박과 빠른 공격으로 베트남을 몰아붙였다. 베트남도 쉽게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특히 전반 35분에는 결정적인 실점 위기까지 찾아왔다. 말레이시아가 왼쪽 측면을 무너뜨린 뒤 위험한 크로스를 연결했고, 문전에서 슈팅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베트남 골키퍼 파트릭 레 지앙의 선방과 상대의 마무리 실수가 겹치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경기 시작 후 40분이 지나도록 베트남은 제대로 된 슈팅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이 달랐다. 전반 추가시간 5분 베트남이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중원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은 쯔엉 띠엔 아인이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골문 앞으로 쇄도한 응우옌 쑤언 손이 몸을 날려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다. 공은 그대로 말레이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는 말레이시아의 반격이 더욱 거세졌다. 베트남은 라인을 내린 뒤 수비에 집중하면서 역습 기회를 노렸다.
후반 16분 베트남 골키퍼 레 지앙이 페널티박스 밖으로 뛰어나와 말레이시아 공격수 모하마두 수마레와 충돌했다. 수마레가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다행히 VAR 끝에 판정이 번복됐고, 레드카드가 취소됐다. 베트남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에도 말레이시아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베트남이 버텨냈다.
결국 후반 41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교체 투입된 꽝하이가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다.
딘 박이 이를 향해 움직였고, 공을 차단하려던 말레이시아의 파리스 다니쉬가 발을 뻗었으나 공은 오히려 골문으로 향했다. 말레이시아의 자책골이었다.
경기 막판 말레이시아가 연속으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다시 한 번 결정적인 선방을 펼치면서 베트남이 원정에서 두 골 차 승리를 챙겼다.
오는 19일 홈 미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을 앞두고 우위를 확보했다.
이날 승리로 김상식 감독은 대기록을 썼다.
김상식 감독 체제의 베트남이 23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한 것이다. 성적은 무려 20승3무로 2024년 10월 이후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은 김 감독이 전임 박항서 감독이 세웠던 연속 무패 기록까지 넘어섰다며 대대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에서 특별한 인물이다.
베트남 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며 아세안 지역 정상급 팀으로 성장시켰고 국제대회에서도 숱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한국 지도자에 대한 베트남 축구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박항서 감독의 뒤를 이어 또 다른 한국인 지도자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에서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다.
베트남 축구의 한국인 감독 성공 신화가 다시 한번 이어지고 있다.
사진=베트남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