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기회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믿음에) 부응하고 싶었다."
길었던 침묵을 깨고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SSG 랜더스의 베테랑 한유섬이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올 시즌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팀과 코칭스태프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은 그는 남은 시즌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유섬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3차전에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SSG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였다. 무엇보다 전날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이틀 연속 아치를 그리면서 뒤늦게 장타력을 깨웠다는 점이 반가웠다.
SSG에도 의미가 큰 승리였다. 지난 14일 시리즈 1차전을 5-3으로 잡은 뒤 15일 2차전에서 1-4로 패했던 SSG는 이날 최종전을 가져오면서 주말 3연전을 2승1패로 마쳤다. 지난 2022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LG를 상대로 위닝시리즈까지 완성했다.
승리의 중심에는 선발 페드로 아빌라와 한유섬이 있었다.
아빌라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12승 경력의 LG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와의 맞대결에서 7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날 타선에서는 5회 정준재와 박성한의 적시타로 3-0 리드를 잡은 뒤 한유섬이 해결사로 나섰다.
한유섬은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카라스코의 시속 141.8km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6.3m에 달하는 대형 솔로 홈런이었다.
이는 카라스코가 KBO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허용한 홈런이기도 했다. 전날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며 오랜 갈증을 풀었던 한유섬은 이틀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확실한 반등의 신호를 보냈다.
한유섬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7회초 1사 만루에서는 우전 적시타로 박성한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6-0까지 격차를 벌렸다. 앞선 타석에서 기록한 안타까지 더해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 후 한유섬은 개인 성적보다 아빌라와 팀의 승리를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에이스 맞대결이었다. 아빌라의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운 좋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 팀이 이긴 것에 더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한유섬은 올 시즌 개막 이후 48경기에 나서도록 홈런을 단 하나도 신고하지 못하는 등 타격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한유섬은 "너무 오랫동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팀이나 감독님, 코치님께 미안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경기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한유섬은 자신의 수비 범위가 넓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주어진 기회를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최)지훈이나 다른 선수만큼 수비 범위가 넓지 못하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기회를 받고 있기 때문에 부응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 역시 한유섬의 반등을 누구보다 반겼다.
이 감독은 "유섬이는 올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어제 시즌 첫 홈런과 오늘의 홈런으로 그동안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날려버렸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한유섬에게 이제 남은 목표는 개인 기록보다 팀이 한 경기라도 더 승리하는 것이다.
그는 "참 시간이 빠르다는 걸 느낀다. 어느덧 올 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만족스럽지 못한 순위지만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이 이기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자마자 이틀 연속 아치를 그렸고,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까지 완성했다.
긴 부진 속에서도 주어진 기회에 부응하고 싶다는 마음을 놓지 않았던 한유섬이 시즌 막판 SSG의 반등을 이끄는 베테랑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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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