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팀 3연승을 이끌었다. "야구가 하기 싫었다"고 말할 정도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아픔을 털고 부활을 알렸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11-6 대승을 거뒀다. 3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의 이날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선발투수 우완 양창섭이 1회초 1사 1·3루에서 한화 4번타자 강백호에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노시환과 승부에서 헤드샷 사구 퇴장을 당하는 변수까지 생겼다.
삼성 벤치는 급히 좌완 이승현을 투입했다. 자칫 경기 흐름이 초반부터 한화 쪽으로 쏠릴 수 있었던 위기에서 이승현이 '강심장' 기질을 발휘했다. 한화 캡틴 채은성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솎아 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시켰다.
이승현은 이후 4회초 1사 3루에서 허인서의 타석 때 폭투로 1점을 내준 걸 제외하고 6회까지 5⅔이닝을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사실상 선발투수로 한 경기를 책임져 주면서 삼성 불펜 붕괴를 막고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승현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1회초 등판할 때는 다른 거는 신경 안 쓰고 이 상황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2회, 3회, 4회, 5회, 6회에도 길게 던진다는 생각 없이 한 타자 한 타자 아웃 카운트를 잡는 것민 집중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승현은 2026시즌 개막 5선발로 낙점,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월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로 기분 좋게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4월 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2⅔이닝 12실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고, 2군행을 통보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의 투구 내용에 이례적으로 언론을 통해 호된 질책을 가했다. 선발투수로서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했다.
이승현도 2군에서 이를 악물고 재정비를 진행했다. 투구 시 팔 스윙을 간결하게 바꿨고, 구위와 제구 모두 살아났다. 스스로 만족하는 수준까지 퍼포먼스가 올라온 상태다. 박진만 감독도 최근에는 달라진 이승현의 변화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승현은 "팔스윙을 짧게 바꾸니까 스피드도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나는 커브가 좋은 투수라 직구 스피드가 나와줘야 커브가 더 살고 타자를 편하게 상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하는데 직구 스피드가 올라와서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오늘은 강민호 선배님이 리드를 잘해주셨다. 직구보다 투심 패스트볼 위주로 가자고 하셨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이승현은 올 시즌 전반기 내내 마음고생이 컸다. 위축되고 자신감을 더 잃을 수 있었던 위기를 코칭스태프와 지인들의 도움 속에 이겨낼 수 있었다.
이승현은 "성적도 안 나오고 공도 안 좋고 욕도 많이 먹으니까 야구가 하기 싫었다"고 쓴웃음을 보인 뒤 "그래도 다시 해야지 어떻게 하겠나.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또 "2군에서 박희수 코치님, 모리야마 감독님, 김동호 코치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가 힘들 때 도와주신 분들이 정말 많다. 앞으로 또 언제 이렇게 인터뷰를 할지 모르겠는데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오는 12월 군대에 가는 데 이렇게 반등한 게 의미가 크다. 오는 12월에 군대(국군체육부대)에 가는 데 우승반지를 끼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대구, 김지수 기자 / 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