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한두 경기만 좋으면 성장이 확 될 거라고 생각한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2006년생 우완' 박시원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단순히 부상으로 이탈한 라클란 웰스의 빈자리를 임시로 메우는 카드가 아니다. 올 시즌 남은 기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충분한 이닝을 쌓게 한 뒤 내년에는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육성 계획까지 세워뒀다.
염 감독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박시원의 선발 기용 배경과 향후 구상을 밝혔다.
LG는 최근 아시아쿼터 좌완 웰스가 왼쪽 어깨 견갑하근 미세손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다. 웰스는 4주 뒤 재검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상태다.
염 감독이 그 빈자리를 맡길 카드로 낙점한 투수가 박시원이다. 오는 15일 잠실 SSG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박시원은 지난 4일 인천 SSG전에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이닝을 소화하며 71개의 공을 던졌다.
당시 선발 웰스가 타구에 종아리를 맞고 조기 교체된 뒤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시원은 긴 이닝을 책임지며 투구 수를 끌어올렸다. 당시만 해도 불펜에서 예상 외의 긴 이닝을 소화한 것으로 보였지만, 염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이미 향후 선발 로테이션 합류까지 염두에 둔 의도적인 '빌드업' 과정이었다.
염 감독은 "박시원 같은 경우 정말 터무니없이 볼넷을 내보내지 않는 이상 (올해) 70~80이닝 정도를 채워놓으면 내년에 풀타임 선발을 뛸 수 있는 빌드업이 된다. 웬만하면 그 정도 이닝을 채우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시원의 선발 전환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도 아니다. LG는 장기간 박시원의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선발투수로 살아남기 위한 무기를 하나씩 만들어왔다.
염 감독은 "많이 좋아졌다고 판단했다. 경기는 많이 나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훈련하면서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세 가지 구종을 1년 넘게 준비해왔다"며 "다양한 상황에서 테스트했을 때 어느 정도 합격점에 들어왔기 때문에 선발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런 과정이 다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일 SSG전에서 박시원에게 70개 가량의 공을 맡긴 이유에 대해서도 "그 한 경기를 우리가 포기하게 되더라도 70개라는 투구수를 채워서 빌드업을 시킨 것이다. 다음 선발 자리에 넣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LG가 공을 들인 부분은 박시원의 제구력이다. 박시원은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구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제구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었다.
LG 코칭스태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할을 나눠 박시원의 기본기부터 다시 다듬었다.
염 감독은 "결국 제구력은 밸런스가 잡혀야 한다. 밸런스 쪽은 김광삼 코치가 중점적으로 잡고 있고, 구종 개발은 장진용 코치가 진행했다"며 "원래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들이 송구 미스도 많다. 매일 송구 연습까지 시키면서 이제는 전체적으로 싸울 수 있는 준비가 어느 정도 됐다"고 평가했다.
남은 것은 박시원 스스로 1군 무대에서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확신을 얻는 일이다.
염 감독은 "한두 경기만 좋으면 성장이 확 될 거라고 생각한다. 꾸준하게 기본기를 다져놓은 게 있기 때문에 내일 선발과 그다음 선발이 엄청 중요하다"며 "멘탈만 늘면 된다. '내가 통하네'라는 것만 갖게 되면 성장 속도는 굉장히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염갈량'의 구상은 박시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LG는 젊은 투수들의 선발 진입 시점까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염 감독은 "내년에는 양우진이 1년 정도 준비를 해서 내후년에 선발에 들어갈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선발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미래까지 준비하는 LG다. 웰스의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 기회를 잡은 박시원이 염 감독의 구상대로 남은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내년 풀타임 선발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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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