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내 입김으로 타구가 조금 더 갔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짜릿한 9-8 역전승을 거뒀다. 7-8로 패색이 짙던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류지혁의 동점 1타점 2루타, 강민호의 역전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스코어를 뒤집은 뒤 마무리 김재윤이 9회말을 삼자범퇴로 막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일단 4연패의 사슬을 끊고 1위 KT 위즈와 격차를 1.5경기 차로 좁혔다. 무엇보다 8월 주춤했던 방망이가 화력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도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의 홈런포였다. 디아즈는 지난 13일 삼성이 4-7로 끌려가던 7회초 2사 1·2루에서 KIA 좌완 최지민을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작렬, 게임 흐름을 바꿔놨다.
디아즈는 지난 7월 7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16호 홈런을 기록한 뒤 한 달 넘게 손맛을 보지 못했다. 7월 16일 후반기 레이스 시작 후에는 17경기 무홈런으로 침묵했다.
삼성은 디아즈의 홈런포 가동이 장기간 멈추면서 타선의 화력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12일 디아즈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이 선두 탈환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디아즈의 타격감이 살아나는 게 중요했다. 박진만 감독 역시 지난 13일 경기에서 7회초 디아즈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기 전까지 짧은 순간 수없이 가슴을 졸였다.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의 전날 홈런 타구는 처음에 발사각이 너무 높았다. '붕붕붕' 떠가다가 넘어갔는데 마음속으로 '아 됐다' 싶었다"고 웃은 뒤 "KIA 우익수 나성범이 타구를 잡으려고 펜스 앞에 서있길래 내 입김으로라도 불어서 타구가 더 날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농담을 던졌다.
또 "디아즈도 홈런을 치고 무릎을 꿇고 세리머니를 하는데 그만큼 본인도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며 "전날 오랜만에 한 번 쳤으니까 앞으로도 쭉 잘 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디아즈는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144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314(551타수 173안타) 50홈런 158타점 OPS 1.025로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쳤다. 1998년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50홈런을 터뜨리고 홈런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디아즈는 2026시즌에도 103경기 타율 0.294(395타수 116안타) 17홈런 87타점 OPS 0.863으로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치를 찍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348로 클러치 상황에서 강하다. 다만 장타율이 0.484에 그치면서 특유의 파괴력이 완전히 나오지 않는 상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