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귀포, 김환 기자) 네덜란드의 레전드 공격수 로이 마카이가 현역 시절 만났던 이천수, 박지성, 이영표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최고의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은 올여름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국제 친선경기 '아우디 풋볼 서밋 2026'에서 제주SK와 맞붙는다.
경기 하루 전인 3일 뮌헨이 숙소로 사용하는 서귀포 소재 호텔에서 뮌헨의 레전드이자 현재 구단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국제 육성 프로그램 바이에른 월드 스쿼드의 감독인 로이 마카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현역 시절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이었던 마카이는 SBV 피테서, 데포르티보RC, 뮌헨, 페예노르트 등에서 뛰었다.
마카이는 데포르티보가 사상 처음으로 스페인 라리가 정상에 올랐던 1999-2000시즌 팀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리그 36경기에서 22골을 기록, 데포르티보의 우승을 견인했다. 데포르티보의 2002-2003시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우승 역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마카이의 공이 적지 않았다.
데포르티보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3년 여름 뮌헨으로 이적한 그는 2005-2006시즌까지 뮌헨의 주전 공격수로 뛰다 페예노르트로 이적해 말년을 보냈다. 페예노르트에서는 이천수와 잠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마카이는 네덜란드 국가대표로도 43경기(6골)를 소화했는데, 당시 네덜란드에 뤼트 판니스텔로이,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피에르 판호이동크, 데니스 베르캄프 등 역대 최고 수준의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었던 탓에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다. 마카이가 자신의 전성기였던 2002년 열린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당시 네덜란드 내 최전방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마카이는 은퇴 후 친정팀 페예노르트와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에서 프로팀 코치를 지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지도자 경험은 연령별 팀에서 쌓았다. 이제 마카이는 뮌헨의 프로젝트인 바이에른 월드 스쿼드의 감독으로서 유망주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뮌헨과 임대 계약을 맺은 허재원 선수의 영입을 결정한 것 역시 마카이다.
마카이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은 아니다. 한 달 전 월드 스쿼드 프로그램 때문에 제주에 왔다"면서 "당시에는 비가 많이 왔다. 서울도 갔었다. 아름다운 나라다. 이번에는 날씨가 좋아서 좋은 인상을 받고 있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음은 로이 마카이와의 일문일답.
-한국에 온 소감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은 아니다. 한 달 전 월드스쿼드 프로그램 때문에 제주에 왔다. 당시에는 비가 많이 왔다. 서울도 갔었다. 아름다운 나라다. 이번에는 날씨가 좋아서 좋은 인상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최고의 공격수였고, 은퇴 후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어린 공격수를 처음 봤을 때 선수의 성공을 직감하는 부분이 있나.
▲공격수로서의 자질은 디테일한 부분들이 중요하다. 배우기 어려운, 타고난 부분들이 있다. 위치 선정, 공간으로 들어가는 움직임, 퍼스트 터치 감각, 슈팅으로 이어가는 속도 등 세부적인 능력들이 중요하다. 월드스쿼드에 공격수들을 선발할 때 영상으로 보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내가 뽑는다면 그 부분들을 눈여겨 본다.
-한국에서는 결정력을 타고난 영역으로 보기도 한다. 결정력은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건가, 아니면 재능의 영역인가.
▲위치 선정 같은 것들은 감각이다.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헤더, 양발을 사용하는 기술, 슈팅 기술 등은 충분히 학습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골 결정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은퇴 후 페예노르트와 뮌헨 월드스쿼드 등 유소년 지도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유소년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유소년 쪽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 레인저스와 페예노르트 시절에는 프로 팀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전임자가 월드스쿼드를 2년 정도 운영했는데, 후임으로 이 프로젝트를 맡고 싶어서 구단에 얘기했다.
어린 선수들과 교감하면서 지도하는 게 흥미롭다. 한국 선수들도 지도했다. 소통 방식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그런 부분을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재밌어서 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공격수에게 많은 역할을 요구하는 시대다. 향후 공격수들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하나.
▲결국 공격수라는 포지션을 골을 넣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골 결정력이다. 하지만 그 골을 넣기 위해 팀의 지도자들이 원하는 형태의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해낼 수 있고, 잘 이해하기 위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그것이 더 좋은 공격수가 되는 중요한 요소다.
선수가 본인의 컨디션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에 비해 현재 선수들은 쉴 시간이 부족하다. 참가할 대회가 많다. 좋은 공격수가 되려면 컨디션 관리, 그리고 결정력이 중요하다.
-현역 시절, 그리고 은퇴 후 만난 한국 선수들에게 받은 인상은 어땠나.
▲월드스쿼드를 맡으면서 느꼈던 부분은 한국 선수들의 기초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기술이 탄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허재원 선수가 어제 처음으로 경기에 데뷔했다. 올해 월드 스쿼드에 참가했던 대전의 박병찬 선수도 훌륭한 자질을 갖췄다.
선수 시절에는 이천수와 함께 뛰었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한국의 메시'로 불렸던 선수라 인상적이었다. 네덜란드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이 있었다. 이영표, 박지성 같은 선수들이 네덜란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는 성과도 냈다. 한국 선수들이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허재원 선수가 월드스쿼드에 처음 선발될 때 뮌헨에서 본 영상과 인터뷰는 어땠길래 이런 판단을 내렸나.
▲원래 골키퍼 세 명이 선정됐던 상황이었는데, 한 명이 부득이하게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월드스쿼드에 허재원 선수가 뽑히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뮌헨 한국 사무소 서동훈 매니저의 추천이었다. 영상을 보고 허재원 선수를 합류시켜서 뮌헨 19세 이하(U-19) 팀을 상대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원래는 선수가 곧바로 귀국하는 일정이었는데, 비행기를 급하게 취소하고 2주 정도 더 훈련하자고 요청했다. 그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새롭게 계약하게 됐다. 어제 처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뮌헨도 짧은 시간에 그런 판단을 내렸다.
월드스쿼드 프로젝트를 통해 20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프로에 데뷔했다. 뮌헨의 대표적인 사례는 마이콩 카르도소다. 카르도소는 월드스쿼드에서 뮌헨 프로에 데뷔한 첫 사례다. 월드스쿼드에 참여했던 모경빈이 수원 삼성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것으로 안다. 월드 스쿼드는 단순히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로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뮌헨에서 데뷔하는 거지만, 벽이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스쿼드에 참가한 선수들이 자국 리그에서 프로 데뷔에 성공하는 모습을 봤다. 모경빈 선수는 프로 데뷔했을 때 아쉽게 레드카드를 받았다. 아쉽지만 경기의 일부다. 그런 부분에서 이 프로젝트가 유소년 육성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국가대표 시절 쟁쟁한 스트라이커들과 경쟁했다. 그랬던 네덜란드도 지금은 세계 축구의 흐름에 맞춰 스트라이커난에 시달린다. 현재 당신 같은 스트라이커를 보기 힘들어진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굉장히 공감된다. 네덜란드 내부에서도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과거에는 훌륭한 공격수들이 많았는데, 대표팀에서는 한 명밖에 뛰지 못하는 경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9번 선수를 찾는 게 네덜란드에서도 어렵다. 독일도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같은 선수가 나오지 않는 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교육과 그런 선수를 육성하는 정책의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빅토르 요케레스 등 전통적인 9번 선수들은 있다. 지금도 많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미래는 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도 그런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어서 곧 탄생할 거라고 본다.

-월드 스쿼드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무엇인가.
월드 스쿼드는 4주 프로그램이다. 선수들에게 경기 경험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프로젝트다. 기본적인 구조는 23명의 선수가 16개의 다양한 국가에서 모여서 4주를 보내는 것이다. 이 구조 자체가 선수들이 프로가 되고, 해외에 진출했을 때 낯선 환경에서 다른 국적의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숙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한국 선수들끼리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을 같이 묶는다. 서로가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면서 4주 동안 팀원으로 지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단순히 축구 측면의 성과만이 아니라 선수들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함양시키는 좋은 프로젝트다.
국적만이 아니라 소속된 팀을 보더라도 박병찬 선수는 대전, 허재원은 제주, 구본서는 신,평고 등 나눠져 있다. 프로 산하에서 뛰는 선수도 있다. 다양한 선수들이 조화롭게 지내는 방법, 경기장에서 함께 뛰는 법 등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문화에서 온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기르길 바란다. 월드 스쿼드는 한 팀으로 다져지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자율성과 규율 중 어떤 쪽을 더 강조하나.
▲자율성과 규율 중에서 더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문화에 달려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선수에게 많은 자율성을 준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먼저다. 그 이후에 선수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소년 축구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인내심이다. 선수들이 18세, 19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적 등을 통해 경기 경험을 쌓으려고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조급함으로 인해 선수들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인내심을 갖고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한지 플릭 감독 아래에서 자말 무시알라가,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필 포든이 오랜 시간 한 팀에 머물면서 성장을 위해 인내하고 노력한 선수들이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인내심이 굉장히 중요하다.
-루이스 수아레스를 닮았다는 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혀 관심이 없다. 아내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 같다.
사진=서귀포, 김환 기자 / 연합뉴스 / 제주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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