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대파 입장이 강경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4일(한국시간) 인판티노 회장의 반대파들이 그가 물러나지 않으면 FIFA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는 협박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월드컵 개최권 반납까지 고려한다는 소식이다.
매체는 "반란에 가담한 일부 인사들이 인판티노가 자리를 지키는 한 '되돌릴 수 없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며 "인판티노가 FIFA 대회 지분을 사모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안된 방해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불분명하지만 한 고위 관계자는 그들이 FIFA 회의에 참가하는 것을 거절하는 것이 확실히 예상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즉 인판티노 탄핵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인판티노는 3월에 FIFA 회장 재선을 위한 선거에 참여하며 전체 211개 회원국 표 중 106표 이상이 필요하다.
현재 스코틀랜드축구협회와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인판티노의 미래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면서 이미 이탈 움직임이 시작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을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은 인판티노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세력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단독으로 FIFA를 운영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해당 지분을 매각해 회원협회에 수익을 분배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이른바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만들어 회원협회와 수익을 나눠 갖겠다는 구상이었다.
현재 211개 회원협회가 4년 주기마다 800만 달러(약 116억원)를 지원받고 있지만, FIFA가 추진하는 FFE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우선 2000만 달러(약 291억원)까지 늘어나고, 2035년에는 지원액이 2400만 달러(약 349억원)까지 확대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UEFA를 비롯한 다른 대륙 연맹이 강하게 반발했다.
반대론자들은 "수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사모펀드의 요구에 월드컵의 전통과 명예가 부서질 가능성이 가능성이 크고, 월드컵이 자본에 크게 종속될 수 있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더군다나 인판티노 회장이 FFE 설립 논의를 전혀 얘기하지 않다가 바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등, 밀실행정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UEFA 55개 회원협회가 인판티노 회장을 향해 FFE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향후 FIFA 주관대회에 국가대표팀을 보내지 않겠다며 '보이콧' 초강수를 뒀다.
CONCACAF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인판티노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AFC도 UEFA, CONCACAF와 연대한다고 성명을 내면서 인판티노 반대파에 합류했다.
FIFA 내부에서도 인판티노에게 반대하는 세력이 등장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결국 철회됐다.
인판티노는 FIFA를 통해 "FFE 프로젝트는 FIFA 회원 협회와 전 세계 스포츠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으며, 특히 지원이 가장 필요한 국가들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말씀드린 대로, FIFA 회원 협회 대다수의 지지를 받을 경우에만, 그리고 그들과의 협의 과정, FIFA 평의회, 대륙 연맹, 그리고 더 넓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는 조건 하에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의견을 세심히 경청한 결과, 이 프로젝트가 지지 수준과 관계없이 처음 설정한 목표에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 분열을 초래한 것이 명확해졌다"면서 "우리의 목적은 언제나, 앞으로도 단결과 발전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제안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반대파들은 강경한 입장이다. 인판티노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기 회장 선거가 아직 9개월 정도 남았기 때문에 반대파들은 당장 인판티노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현재 예정돼 있는 20세 이하(U-17) 남녀 월드컵,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보이콧을 외치고 있다.
나아가 2030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스페인과 포르투갈 역시 인판티노가 나가지 않으면 개최권 포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더불어 "FIFA 평의회가 긴급회의를 통해 인판티노가 사임하도록 압박하려고 할 수 있다"라며 "37명의 평의회 의원 중 19명이 이를 요구하면 이것이 발동될 것이며 회의는 반드시 2주 안에 열려야 한다"라고 전했다.
UEFA는 평의회 의원은 UEFA 9명, AFC는 7명, CONCACAF는 5명,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6명,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5명, 오세아니아는 3명이다. 현재 반대파인 유럽과 아시아, 북중미 의원들이 뭉치면 21표가 모여 인판티노 해임을 결정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