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유해란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에서 단독 선두에 오르며 역대 3번째 '한 시즌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 대기록 가능성을 높였다.
유해란은 1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의 로열 리덤앤세인트앤스(vk71)에서 열린 제50회 AIG 위민스 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중간 합계 7언더파 135타를 작성한 유해란은 일본의 구와키 시호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선두에 올랐다. 공동 3위 예리미 노(미국)와 지노 티띠꾼(태국)과는 2타 차다.
유해란이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베이브 자하리아스(1950), 미키 라이트(1961), 팻 브래들리(1986), 박인비(2013)에 이어 역대 5번째로 한 시즌 메이저 대회 3승을 달성한다.
또한 KPMG 챔피언십,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자하리아스와 박인비 등 단 둘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오후 조로 경기를 시작한 유해란은 초반 강한 바람 속에서 흔들렸다. 보기와 더블보기가 나오면서 선두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바람이 잦아들었고, 유해란의 샷과 퍼팅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차곡차곡 버디를 추가하며 다시 순위를 끌어올렸다.
결정적인 장면은 이날 가장 어려운 홀로 평가된 15번 홀(파4)에서 나왔다. 15번 홀은 핸디캡 스트로크 1번으로 설정됐고, 2라운드 전체에서 버디가 단 4개만 나왔다.
유해란은 이 홀에서 약 15m에 달하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유해란은 "몇 미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퍼팅 전에 넬리 코르다가 라인을 잘 보여줬다. 짧게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조금 강하게 쳤는데 공이 가운데로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파만 기록해도 감사하다고 생각할 홀이었는데 버디가 나와 나도 정말 놀랐다"면서 "그 덕분에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버디로 앞선 실수로 흔들렸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고, 유해란은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유해란은 초반과 후반의 경기 흐름이 달랐던 이유로 바람을 꼽았다.
유해란은 "오후에 시작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후반 9홀로 갈수록 바람이 잦아들면서 나도 진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디를 하나씩 추가하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회 코스는 링크스 골프 특유의 변수를 그대로 드러냈다. 전날 밤 2mm의 비가 내렸지만 경기 당일에는 대체로 맑았다. 평균 풍속은 시속 16km, 최대 풍속은 시속 24km에 달했다.
그린 스피드는 약 10.8피트로 전날보다 빨라졌고, 경도 역시 조금 더 단단해졌다.
유해란은 변화무쌍한 바람과 빠른 그린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했다. 특히 많은 선수가 고전한 후반부 난코스에서 타수를 줄이며 우승 경쟁의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주수빈은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69타를 기록해 중간 합계 3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오후 3시21분에 출발한 주수빈은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차분하게 내 경기를 했다. 캐디가 '너의 감을 믿으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임진희는 이븐파 71타로 중간 합계 1언더파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강한 바람 속에서도 큰 실수를 피하고 벙커 세이브를 여러 차례 성공시키며 상위권 경쟁을 이어갔다.
임진희는 "바람이 많이 불 때는 공격적으로 친다고 점수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티샷 정확도와 퍼팅 거리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는 출전한 21명 가운데 11명이 컷 통과했다.
유해란과 주수빈, 임진희를 비롯해 강민지, 김세영, 신지은, 양희영, 고진영, 이미향, 김효주, 양윤서가 주말 라운드에 진출했다.
반면 신지애와 이소미, 윤이나, 김아림, 최혜진, 전인지 등 10명은 컷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야마시타 미유도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야마시타는 18번 홀(파4)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하며 쿼드러플보기를 기록했다. 중간 합계 7오버파 149타로 컷 탈락했다.
이날 커트라인은 4오버파 146타였다. 전체 144명 가운데 68명이 3라운드에 진출했다.
총상금 1000만 달러(약 144억4300만원)가 걸린 이번 대회는 올해로 50회를 맞았다.
로열 리덤앤세인트앤스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은 1998년과 2003년, 2006년, 2009년, 2018년에 이어 6번째다.
남은 이틀 동안 유해란이 선두 자리를 잘 지켜낸다면 골프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유해란은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면서 "한 해 메이저 대회 3승을 달성하는 건 역대 5번째가 된다"고 조명했다.
사진=The R&A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