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조국으로부터 쫓겨나다시피 한 카메룬 출신 역도 선수 마디아 응가케가 14년 만에 잉글랜드 대표로 영연방대회(커먼웰스 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며 극적인 인생 역전을 이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30일(한국시간) "카메룬에서 자신의 성적 지향이 알려지며 수감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망명을 선택했던 응가케가 한때 노숙 생활을 거쳐 이제는 잉글랜드 대표로 영연방대회 은메달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34세인 응가케는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20세의 나이로 카메룬 대표로 여자 역도에 출전했다. 그는 6위를 기록했지만, 자신보다 높은 순위였던 선수 3명이 도핑 규정 위반으로 실격되면서 뒤늦게 동메달리스트로 승격됐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뒤 그는 카메룬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응가케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점이 팀 내부에 알려지면서 귀국할 경우 신변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선수촌에서 사라져 영국에 남았다.
응가케는 당시를 떠올리며 "2012년 올림픽을 떠난 뒤 버스를 탔다. 종점에 도착하자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서 밖에서 자기로 했다. 약 한 달 동안 노숙 생활을 했다.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팀 안에서 내 상황, 즉 내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고,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며 사무실 청소 업무를 9년 동안 수행하며 생계를 이었다.
그러던 와중 직전 대회인 버밍엄 영연방대회 기간 중 우연히 과거 자신을 지도했던 코치를 다시 만나게 됐고, 이후 노팅엄에서 다시 훈련을 시작해 선수 생활을 재개했다.
그리고 마침내 응가케는 30일 열린 영연방대회 여자 86kg급 결승에서 인상과 용상을 합쳐 총 239kg을 들어 올리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우승은 대회 신기록인 248kg을 들어올린 호주의 아일린 시카마타나가 차지했고, 응가케는 그 뒤를 이었다.
응가케는 잉글랜드 대표로 메달을 획득한 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영연방 대회에서 영국은 월드컵처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 중 하나를 선택해 참가할 수 있다.
이어 영국 망명 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응가케는 "이곳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 가운데 정말 좋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여러 사람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일했고 세금도 냈다"며 "망명을 신청하려면 이 나라의 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텔레그래프 /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