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제로톱으로 깜짝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려 FC서울전 승리를 이끈 울산HD 이동경이 제로톱 출전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렌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제로톱으로 출전한 이동경의 활약이 빛났다. 전반 5분 정확한 크로스로 에릭의 선제골을 도운 이동경은 전반 12분 상대 센터백 로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추가골로 연결했다.
울산은 후반 중반 정승원에게 실점했으나 추가시간 야고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동경은 "서울은 정말 강한 팀이고 높은 순위에 있다. 우리가 최근 5경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꼭 승리가 필요했다. 원정에서 힘든 승리를 거둬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경은 제로톱 기용 배경에 대해 "내게 수비적인 부담을 조금 줄여주기 위한 전술이었다고 생각한다. 난 원래 포워드가 아니기 때문에 내려와서 공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내가 아래로 내려오면 중원에서 숫자가 많아지고, 공을 소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초반 압박을 통해 득점하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서울 역시 이동경이 최전방에 배치될 가능성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경기 전 울산 라인업을 확인한 후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이동경은 "상대도 내가 포워드로 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른 시간에 두 골을 넣으면서 우리가 초반에 준비한 부분이 잘 먹혀들었다"고 돌아봤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역할은 엄청난 체력 소모를 동반했다.
이동경은 전반부터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였다는 질문에 "맞다. 전반전부터 지쳤다"며 웃으면서 "너무 힘들었다. 정말 모든 것을 쏟아낸 경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동경은 "수비할 힘을 아껴 공격에 집중할 수도 있지만,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수비할 수도 있다"며 "벤치에 야고와 말컹이 있었기 때문에 난 최선을 다하고 교체돼 나오자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제로톱 역할을 다시 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팀에는 에릭과 야고, 말컹처럼 정말 좋은 포워드들이 있다"며 "사실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다시 이런 경기가 있다면 팀이 요구하는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승리에는 전술적인 성공 이상의 의미도 있었다.
울산은 최근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전 선수단과 감독이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이동경은 "개인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선수들이 가진 생각을 모두 말해달라고 했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선수단끼리 회식하면서도 많은 대화를 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팀 안에 좋은 기운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두와의 격차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동경은 "오늘 승리는 우리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힘든 일정이 이어지지만 이번 승리에서 큰 힘을 얻어 계속 치고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상황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추격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전 세웠던 첫 번째 목표인 월드컵 참가룰 달성한 이동경은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울산이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