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투수의 팔에 장전될 수 있는 총알은 한정적이다."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은 지난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6이닝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한국 무대 마수걸이 승리를 손에 넣었다.
페덱은 데뷔전에서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을 상대로 최고구속 152km/h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143km/h짜리 컷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낚아내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삼성 프런트는 이 장면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페덱이 선발등판 전 불펜 피칭에서 패스트볼 구속이 140km/h가 채 되지 않았던 까닭에 삼성 주전포수 강민호도 실전에서의 호흡을 걱정했었다. 프런트 역시 페덱의 혹시 모를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를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우였다.
페덱은 오히려 왜 자신이 불과 한 달 전까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던 투수였는지를 한국에 오자마자 곧바로 증명했다. 비록 단 한 경기지만 뛰어난 구위와 제구력, 게임 운영 능력을 모두 갖췄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페덱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KBO 데뷔전 때는 '야구는 어디든 똑같다'라고 생각하고 긴장감을 떨치려고 했다"며 "매 이닝마다 고쳐야 할 부분은 빠르게 수정하고, 타자들의 반응을 체크하면서 풀어나가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앞으로 훈련을 통해 더 가다듬고 ABS(자동투구 판정 시스템)에 대한 부분도 더 적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페덱은 불펜 피칭에서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자신의 철학도 밝혔다. 실전에서 전력으로 투구할 힘을 비축해 놓아야만 타자를 상대로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페덱은 "보통 불펜피칭 때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다. 80% 정도의 힘으로만 던진다"며 "내가 생각할 때 투수의 팔에 장전될 수 있는 총알의 개수가 한정적이다. 이걸 불펜피칭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실제 경기 때 마운드에서 쓰면 아드레날린도 솟구칠 거고, 그러면 내가 가진 힘 이상으로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실제 경기할 때보다 불펜피칭에서 강도를 조금 낮게 던지다 보니 강민호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다.
페덱은 메이저리그 통산 132경기 638⅔이닝 32승4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3의 화려한 커리어는 물론 카우보이 모자를 즐겨 쓰는 루틴도 한국팬들에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삼성에 합류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음에도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빠른 적응을 위해 노력 중인 부분도 호평이 쏟아진다.
페덱은 "동료들이 먼저 아이스브레이킹을 해주면서 친근하게 다가와 주니까 확실히 삼성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한국에 왔는데 팬들이 가족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고척, 김지수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