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후반기 첫 등판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1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91에서 3.78로 낮아졌다.
양현종은 이날 82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51개, 볼은 31개였다. 구종별로는 직구(37개)를 가장 많이 구사했고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19개), 커브(4개)가 뒤를 이었다. 최고구속은 143km/h를 찍었다.
양현종은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1회말 정준재를 좌익수 뜬공, 박성한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고명준과 류효승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어 전의산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이지영의 내야안타 때 3루주자 고명준의 득점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채현우는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양현종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2회말과 3회말을 연속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타선도 힘을 보탰다. KIA는 3회초 나성범의 스리런 홈런으로 4-1 리드를 잡았다. 부담을 덜어낸 양현종은 5회말까지 추가 실점 없이 SSG 타선을 봉쇄했다.
양현종이 승리 요건을 충족한 가운데 KIA는 6회말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 정해영이 크게 흔들렸다. 정해영은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의산과 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재환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양현종의 승리도 날아갔다.
양현종은 팀 승리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KIA는 4-5로 끌려가던 7회초 김도영의 1타점 적시타로 5-5 균형을 맞췄다. 8회초에는 김호령의 2타점 적시타와 해럴드 카스트로의 투런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킨 KIA는 SSG를 9-5로 제압하고 3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현종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 때와 컨디션이 비슷했던 것 같다. 공에 힘이 있었고 평소처럼 공격적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며 "오늘(19일)은 포수 (한)준수의 리드가 워낙 좋았다. 확실히 4연전을 치르다 보니까 앞선 3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많이 체크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사령탑의 세심한 관리에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양현종은 "전반기에 던지고 나서 푹 쉬었다. 휴식을 취하면 확실히 회복이 잘 이뤄지는데 오늘도 몸을 풀 때나 공을 던질 때 무거운 느낌이 없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도 이닝이나 투구수 조절을 해주시기 때문에 항상 좋은 컨디션에서 경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았다. 그는 "이게 또 야구인 것 같다. 내가 6회말에 올라가서 실점할 수도 있고 위기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결과에 대해서는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내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에 다음 등판 때 어떻게 던져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인 승리보다 팀 승리가 먼저라는 게 양현종의 이야기다. 그는 "그냥 항상 팀 승리가 목표인 것 같다. 내가 승리를 거두지 못해도 팀만 이겼으면 하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한다"며 "그런 마음이 예전과 달라진 부분인 것 같다. 팀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됐고, 개인적인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됐다"고 얘기했다.
양현종은 6월 이후 등판한 7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소화했다. 다만 이 기간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선발투수로서 더 긴 이닝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양현종은 "나는 항상 더 던지고 싶고 6회에도 등판하고 싶다. 아쉽다고 표현하기도 한다"며 "불펜진이 고생하지만 그래도 선발이 5이닝을 던지는 것과 6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힘이 닿는 데까지 더 던지고 싶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 이유는 불펜진을 향한 믿음 때문이다. 양현종은 "우리 팀 불펜진이 좋다. 나보다 더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내가 이닝을 딱 끝내면 새로운 이닝에 나온 투수가 부담 없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내가 더 욕심을 부려서 주자를 깔고 내려오면 불펜진이 더 부담감을 느낄 것 같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사령탑도 양현종의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양현종이 5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좋은 투구를 해줬는데,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서 아쉽다"며 양현종을 격려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