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우승 도전을 위해 영입한 크리스 페덱이 임팩트 있는 데뷔전을 치렀다. 시원한 물세례와 함께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삼성은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9일 대구 LG 트윈스전부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시즌 53승 32패 2무(승률 0.624)가 된 삼성은 최근 4연패에 빠진 2위 LG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삼성 승리의 1등 공신은 선발투수로 나섰던 페덱이었다. 이날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그는 6이닝 1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 152km/h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 커터 등을 잘 섞어 던지면서 쾌투를 펼쳤다.
6회까지 던지면서 출루를 허용한 건 1회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와 4회 고승민의 볼넷, 6회 2루수 실책이 전부였다. 1회 안타도 빗맞은 코스였고, 정타라고 할 만한 타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2회와 3회, 5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페덱은 KBO 리그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뒀다. 역대 삼성 외국인 투수 중 KBO 데뷔 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둔 건 페덱이 15번째인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는 최초였다. 또한 안타를 한 개만 맞고 6이닝을 버티며 이긴 것도 처음이었다. 경기 후 페덱은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받았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발 페덱은 기대했던 것 보다도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KBO 리그 첫 경기라 부담이 있었을텐데 너무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이어 "구종이 다양하고 제구도 안정된데다 1루 주자를 묶는 슬라이드 스텝도 좋았다. 괜히 그 정도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은 게 아니었음을 확인했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페덱은 데뷔전을 치른 소감에 대해 "생각했던 대로 모든 경기가 흘러갔던 것 같다. 1회 때 긴장감이 있었지만, 이후에는 조금 풀리면서 던지는 데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생각대로 (100%) 다 쏟아냈다고 생각한다"고 한 페덱은 "공인구 적응이 필요하다"며 보완점을 언급했다. 이어 "피칭이나 캐치볼 때도 더 가다듬으며 연습해야 할 것 같다"면서 "고쳐야 할 점을 파악해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면 팀의 우승반지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KBO와 미국 공인구의 차이에 대해 페덱은 "미국 공은 한국 공보다 매끄럽고 진흙이 묻어 있다. 한국 공은 더 진득하고 힘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몇 선수들은 공이 더 작다고 하지만 난 크기 차이는 크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여름철 한국은 더우면서도 습한 날씨가 이어진다. 페덱은 "1회 때는 해가 떠 있어서 땀을 많이 흘렸다. 그래서 구단 관계자에게 언더티와 유니폼을 더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고, 수분 보충에 신경썼다"고 했다. 그는 "2~3회부터는 해가 내려가면서 조금 시원해져서 이닝이 지날수록 괜찮아졌다"고 얘기했다.
이런 더운 날씨에도 페덱은 정장과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출근해 화제를 모았다. 고향부터 텍사스주(오스틴)인 그는 "집에서 잘 차려 입고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으려 했다. 텍사스에는 멋있게 보이면 기분도 좋고 플레이도 더 멋있을 거라는 말이 있어 그렇게 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처음 느껴본 한국의 응원 문화에 대해서도 페덱은 "정말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합류 휴 첫 경기였던 16일 게임에서도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를 느꼈다는 그는 "오늘 잘 던져셔 팬들의 호응에 보답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페덱은 말 그대로 삼성이 '우승청부사' 역할을 기대하고 온 선수다. 그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특별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듣기로는 2014년이 마지막 우승이라고 하던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을 택한 이유에 대해 페덱은 "오퍼 당시 삼성은 당시 2위를 달리며 우승 레이스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항상 우승을 원했기에 좋은 선수들과 함께라면 팬들에게 우승 반지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래서 사인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페덱의 왼팔에는 삼성의 상징인 사자 문신이 있었다. "우연의 일치"라고 말한 그는 "사자는 내 영적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겁 없고 용맹한 이미지가 좋아서 새겼고, 파란 눈을 가진 사자 문신이 팀 색깔과도 잘 어울려 좋은 우연이 됐다"고 밝혔다.
사진=대구, 양정웅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