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배드민턴 '기적의 주인공' 김가은(삼성생명·세계 14위)이 다 잡은 것 같았던 승리를 놓쳤다.
한국은 일본 오픈 여자단식에서 단 한 명도 4강에 오르지 못하고 전원 탈락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4위 김가은은 17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2026 일본 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8강에서 야마구치에 게임스코어 1-2(21-14 13-21 20-22)로 역전패했다.
앞서 세계 17위 심유진이 천위페이(중국·세계 4위)와 8강 맞대결에서 게임스코어 0-2로 완패하고 탈락한 상황이었다.
김가은이 여자단식 마지막 주자로 나서 분전했으나 3게임에서 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고개 숙였다.
김가은은 앞서 지난 15일 열린 1회전(32강)에서 카루파테반 렛사나(말레이시아·세계 27위)를 32분 만에 게임스코어 2-0(21-16 21-12)로 완파하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16일 16강전 앞두고는 상대 선수인 세계 8위 포른파위 초추웡(태국)이 부상 기권, 8강에 무혈입성하며 하루를 충분히 쉬는 행운도 잡았다.
야마구치는 지난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5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세 번째 월드챔피언이 된 강자다. 지난 5월 태국 오픈(슈퍼 500) 우승, 같은 달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준우승, 6월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준우승, 6월 호주 오픈(슈퍼 500) 우승 등으로 최근에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김가은은 분전하며 야마구치를 힘들게 만들었다.
1게임을 21-14로 따내며 기적의 서막을 열어젖힌 김가은은 2게임 실수가 나오면서 13-21로 지고 게임스코어 1-1 동점을 허용했다.
김가은은 3게임 들어 야마구치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11-3으로 훌쩍 앞선 상황에서 '인터벌(휴식 시간)'에 돌입하고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인터벌 뒤 야마구치가 맹추격을 시작했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김가은은 야마구치의 서비 실수 등이 겹치며 20-19로 먼저 매치포인트에 다가섰으나 이후 3점을 연달아 허용하고 고개 숙였다.
김가은은 올해 한국 배드민턴 '기적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지난 5월 BWF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결승 중국전에서 상대 에이스 천위페이(세계 4위)를 2-0으로 완파, 한국이 매치스코어 3-1로 이기는 주역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이 여자 단식 세계 최강 안세영을 데리고 있지만 나머지 단식과 복식에선 중국이 강세여서 우승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김가은의 기적 같은 완승으로 우승까지 내달렸다.
김가은은 이에 더해 지난달 마카오 오픈(슈퍼 300)에서 우승하며 2024년 8월 코리아 오픈(슈퍼 500)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오르는 성과도 일궈냈다. 마카오 오픈 우승을 통해 김가은은 오는 8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출전권도 얻었다.
상승세를 살려 일본 오픈 4강을 노크했으나 2%가 부족했다.
한편, 이 종목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16강 앞두고 발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하고 귀국한 상태다.
그러다보니 여자단식에서 한국 선수가 단 한 명도 4강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