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잉글랜드의 에이스 주드 벨링엄이 경기 후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한 비신사적인 행위를 한 이유가 공개됐다.
벨링엄에게 뒤통수를 맞은 당사자인 발렌틴 바르코가 아르헨티나의 동점골 직후와 경기가 끝난 뒤 잉글랜드 선수들, 특히 벨링엄을 향해 도발을 했기 때문이었다.
잉글랜드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앤서니 고든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엔소 페르난데스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해 1-2로 역전패했다.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 등과 함께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 벨링엄, 데클런 라이스 등 '황금세대'를 앞세워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무려 60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으나 끝내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선제골이 나온 뒤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이 전술적 패착이 됐다.
잉글랜드는 후반 10분 터진 고든의 선제포로 리드를 가져오자 수비라인을 낮게 내린 채 버티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아르헨티나에 좋은 먹잇감을 던져준 셈이 됐다.
아르헨티나 벤치는 곧바로 교체카드를 사용해 스쿼드에 변화를 준 뒤 곤살로 몬티엘, 로드리고, 데 파울, 리오넬 메시 등 킥이 정교한 선수들을 앞세워 잉글랜드의 페널티지역 안으로 공을 투입하고 페널티지역 밖에 있는 선수들은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 40분 페르난데스의 중거리가 잉글랜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1-1이 됐고, 이어 후반 추가시간 2분 메시의 크로스를 마르티네스가 헤더로 연결해 잉글랜드의 수문장 조던 픽포드를 뚫어내면서 경기 균형이 깨졌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양 팀 선수들의 희비가 갈린 것도 잠시, 잉글랜드 선수들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충돌하는 소란이 빚어졌다.
벨링엄이 바르코의 뒤통수를 가격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벨링엄은 경기가 끝난 직후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던 바르코의 뒤통수를 손으로 때렸다. 이에 격분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벨링엄에게 달려들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잉글랜드 선수들까지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양 팀 선수단의 신경전으로 번진 것이다.
처음에는 벨링엄의 잘못이 명확해 보였다. 심지어 영국 언론조차 벨링엄의 행동을 두고 "추악하고 역겨운 장면"이라며 벨링엄을 향하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벨링엄이 FIFA로부터 추가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경기 종료 이후에도 폭력적이거나 비신사적인 행위, 신체적 및 언어적 공격을 할 경우 징계 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벨링엄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벨링엄은 팀의 패배 이후 낙담하고 분노한 상태로 경기를 마쳤다. 잉글랜드는 후반전에 상당한 시간 동안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결국 막판에 주도권을 내주며 패배했고 이로 인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 종료 후 벨링엄이 극심한 좌절감을 느꼈던 이유"라며 "이러한 실망감에 더해 바르코가 벨링엄을 향해 했던 두 번의 도발이 결국 벨링엄의 손을 올라가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바르코의 첫 번째 도발은 페르난데스의 동점골이 터진 직후에 나왔다.
'아스'에 따르면 벤치에 앉아 있었던 바르코는 페르난데스의 동점골이 터지자 경기장 코너에 있는 동료들에게 달려가는 대신 잉글랜드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고, 벨링엄 앞에서 펄쩍펄쩍 뛰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또한 바르코는 아르헨티나의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나자 자신에게 악수를 청한 벨링엄에게 스페인어로 도발적인 발언을 했는데, 스페인어를 알아듣는 벨링엄이 이를 이해하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링엄은 스페인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다.
'아스'는 "벨링엄 역시 경기 후 뒤통수를 때린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행동은 바르코의 두 차례에 걸친 도발과 월드컵 결승 문턱에서 좌절된 벨링엄의 깊은 실망감 및 좌절감이 맞물려 폭발한 결과"라고 바라봤다.
사진=TNT 스포츠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