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개혁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2002 레전드 이천수가 협회 수장과 유명 축구인 몇 명을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주장했다.
특히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대한축구협회 내부의 핵심 실무자 5명이 조직을 떠나야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충격 발언도 꺼내 관심을 모았다.
이천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언급하며 협회장이나 대표팀 감독이 물러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이 나갔고 (홍명보) 감독도 나갔다. 그런데 그동안 계속 일했던 사람들은 왜 가만 놔두느냐. 그 사람들도 나가야 된다는 거다. 청문회에서는 이 사람들을 끌어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회장과 임원, 기술위원장 등 외부에 알려진 축구인들이 일정 기간 활동한 뒤 물러나는 일이 반복되지만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오랜 기간 실무 경험을 쌓은 행정 인력은 계속 조직에 남아 있는 한 바뀔 수 없다는 게 이천수의 주장이다.
이천수는 "축구인들은 임원으로 왔다가 2년 계약이 끝나면 나가고 또 새로운 사람이 온다. 그런데 그 아래 조직은 그대로다. 기존 직원들은 나가지 않고 힘이 굉장히 세다"고 밝혔다.
새로운 축구인이 협회에 들어와 정책을 바꾸려고 해도 내부 직원들이 "행정은 원래 이렇게 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는데 왜 바꾸려고 하느냐"고 맞서면 개혁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자신이나 다른 유명 축구인들이 협회 임원으로 들어가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천수는 "내가 나간다고 이 채널이 사라질까? 촬영팀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예를 들면서 "사람만 이천수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박지성이 위원장으로 있는 K-축구혁신위원회를 향해서도 분명한 역할을 요구했다.
이천수는 "혁신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 그동안 문제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위에 있는 임원들만 부르고 있다. 밑에서 실제 업무를 했던 실무자들도 모두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새로운 회장이 들어가도 이미 조직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의 방향을 안착시키기 어렵다"며 "일반 직원으로 들어와 20년, 30년 동안 올라온 사람들이 쌓은 노하우와 카르텔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임생 전 이사에게 행정적인 절차와 대응 방식을 조언한 내부 인력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천수는 이황재 해설위원이 "이임생 전 이사가 일을 마무리하기 전까지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된다'고 옆에서 조언한 사람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하자 "그 사람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더불어 "내가 저번에 뭐라 그랬나? 다 나올 생각하라고. 축구인들은 당연히 나온다. 나오는데 내가 '다 나올 생각하세요'라고 하는 사람들에 그 사람들도 다 들어가는 거다"라며 "그 정도 해 먹었으면 인간적으로 이제 나와야 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협회 내부에 숨은 핵심 인물 5명을 언급했다.
이천수는 "다 부를 수는 없어도 적어도 5명은 나와야 한다"며 "내 머릿속에는 그 5명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인물들이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장급"이라며 "축구인다 더 센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해당 인물들의 실명을 거론했으나 영상에서는 묵음 처리됐다.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지목한 다섯 명이 누구인지, 실제로 어떤 의사결정에 관여했는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나 이천수는 "이런 걸 없애야 된다"라며 숨어있는 뿌리부터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리춘수 캡쳐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