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주드 벨링엄이 경기 후 분노해 발렌틴 바르코의 뒤통수를 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르코가 엔소 페르난데스의 동점골이 터진 직후 잉글랜드 선수들 사이로 뛰어가 상대를 도발했기 때문이었다.
잉글랜드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2로 역전패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60년 만에 우승 도전을 꿈꿨던 잉글랜드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좌절했다.
이날 잉글랜드는 후반 10분 앤서니 고든의 선제포로 리드를 잡았으나, 선제골이 터진 뒤 라인을 내려 수비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 패착이 됐다.
아르헨티나는 곤살로 몬티엘, 로드리고 데 파울, 메시 등 킥 정확도가 좋은 선수들을 측면으로 빼고 잉글랜드의 문전으로 계속해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잉글랜드 수비진이 물러선 틈을 노려 중거리슛을 쏘는 방식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몇 차례 조던 픽포드에게 막혔지만, 후반 40분 페르난데스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경기 균형을 맞췄다. 페르난데스가 페널티지역 바깥쪽 먼 거리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잉글랜드 골문 구석 상단에 꽂힌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이어 후반 추가시간 2분 메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높게 뛰어올라 헤더로 연결해 잉글랜드의 골네트를 출렁이며 역전에 성공, 마르티네스의 결승골로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역전패에 분노를 참지 못한 것일까. 잉글랜드의 에이스 벨링엄이 경기 종료 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르헨티나의 2004년생 미드필더 발렌틴 바르코의 뒤통수를 때리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바르코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었는데, 그 앞에 서 있던 벨링엄이 바르코의 뒤통수를 가격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벨링엄에게 달려와 벨링엄을 밀쳐내며 바르코를 보호했다. 그러나 벨링엄은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는 듯 고개를 빳빳이 세운 채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가세해 벨링엄을 떼어놓으면서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 언론조차 벨링엄을 비난했다.
영국의 유력 매체 '텔레그래프'는 "벨링엄이 경기가 끝난 뒤 아르헨티나의 교체 선수를 때리는 추악하고 역겨운 장면을 연출했다"며 벨링엄의 행동을 꼬집었다.
'인디펜던트'는 "벨링엄이 일부러 바르코의 뒤통수를 가격했다"며 벨링엄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벨링엄이 추가 징계를 받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선수들은 경기 종류 후에도 폭력적이거나 비신사적인 행위, 또는 신체적, 언어적 공격을 할 경우 징계 심사 대상이 된다.
그러나 SNS에서 한 영상이 화제가 된 이후 여론이 점차 벨링엄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뒤통수를 가격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벨링엄의 분노가 뜬금없는 분노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영상에 따르면 바르코는 페르난데스의 동점골이 터지자 벤치에서 일어나 잉글랜드 선수들 사이로 뛰어나간 뒤 이른바 '광역 도발'을 펼쳤다. 영상 속 한 잉글랜드 선수는 바르코를 제지하기 위해 그를 밀치기도 했는데, 바르코는 개의치 않은 듯 두 팔을 높게 올리며 도발적인 행동을 이어가다 벤치로 돌아갔다.
또한 영국 공영방송 'BBC'의 '라디오5 라이브'에 의하면 바르코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잉글랜드 벤치와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향해 도발적이고 조롱 섞인 제스처를 해 잉글랜드 대표팀의 공분을 샀다. 벨링엄의 분노는 바르코가 자초한 일이었던 셈이다.
사진=SNS / 연합뉴스 / TNT 스포츠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